환경·에너지사업, 매출·영업익 전년비 각 136%·311% 급증2년간 관련기업 12곳 잇달아 인수·투자…환경기업지위 공고히토건매출 95→86→72% 3년째 감소…수주잔고 19조→17조 감소
  • ▲ SK에코플랜트 수송 사옥.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수송 사옥.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건설부문 비중을 줄이면서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일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매출 7조5508억원, 영업이익 1569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6조2204억원에 비해 21.3%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1474억원에서 6.45% 증가했다.

    매출은 국내사업장 활성화와 자회사 실적반영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 이천 M16 페이즈2 및 청주 M15 페이즈2 등 국내 프로젝트 공정 본격화가 매출증대를 이끌었다.

    또한 싱가포르 테스,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 등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것도 실적향상으로 이어졌다. 영업이익 경우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원자재쇼크와 인플레이션 후폭풍에도 환경·에너지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지난해 환경·에너지사업 매출액은 2조468억원, 영업이익은 86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36%, 311% 증가했다. 매출비중은 2021년 13.9%에서 지난해 27.1%로 크게 확대됐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국내 수처리·폐기물처리 전문회사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인수한뒤 연관기업을 잇달아 사들이며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볼트온전략'을 세워왔다. 

    2년만에 폐기물처리, E-waste, 리사이클링 기업 12곳을 인수 및 투자하며 수처리 1위, 일반소각 1위, 매립 3위 등 국내 대표 환경기업 지위를 공고히 했다. 폐기물 제로(Waste Zero)와 탄소 제로(Net Zero)인 순환경제 실현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AI, 디지털전환(DT) 기술도입을 통한 환경사업 고도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해상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완비했다.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시장 선점을 위해 전세계 50개 가까운 거점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반해 기존 토건사업 매출비중은 2020년 95.1%에서 2021년 86.0%, 2022년 72.8% 순으로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수주잔고마저 전년 19조원에서 7.82% 줄어든 17조원을 기록했다.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규모다. 또 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는 2년동안 '제로'다.

    지난해 플랜트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일부 수주물량이 이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추가 용지매입은커녕 보유용지마저 없다는 것은 점진적으로 사업규모를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분양물량이 적체되고 잠재리스크로 지목되는 미청구공사 물량이 늘어난 점 등 건설부문 비중을 줄일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38억원가량 준공후 미분양이 남았으며 1월말 기준 경기 오산시 '오산 SK뷰 1·2차'에서 전체 물량 644가구 38.9%인 251가구가 미분양됐다. 여기에 대구 달서구 '달서 SK뷰' 3가구와 인천 연수구 '송도 럭스 오션 SK뷰', 서울 강동구 '강동역 SK 리더스뷰' 등에도 잔여물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미청구공사 물량이 전년 5736억원에서 지난해 9889억원으로 72.4% 늘어난 가운데 토건(45.7%)과 플랜트(37.8%)부문 비중이 각각 35.9%, 57.8% 증가하면서 부담을 가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직원수도 줄어들었다. 건축‧인프라‧플랜트부문 직원은 관련 세부내역이 공개된 2014년 5835명이후 지속 감소, 지난해에는 2406명에 불과했다. 해당부문 직원비중은 2017년까지는 90%대를 유지했으나 2021년 78.5%로 낮아진데 이어 지난해에는 67.8%까지 줄었다.

    다만 주력사업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단기간 차입규모가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된 점은 선결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차입규모는 3조8626억원으로 전년 2조8715억원에 비해 34.5% 늘어났다. 부채도 6조9081억원에서 9조5791억원으로 38.6% 증가했다. 차입금과 부채 모두 2010년대 들어 가장 큰 규모다. 차입금은 11년(2011~2021년)간 평균 1조1244억원이었으며 부채는 같은기간 평균 4조2065억원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SK에코플랜트 측은 "전사 사업계획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한 건으로,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면서 "환경·에너지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가 됐으며 자본 확충으로 부채비율도 감소세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본총액도 1조2058억원에서 3조7424억원으로 증가해 부채비율은 전년 572%에서 256%로 낮아졌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경기악화와 금리상승, 레고랜드발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주요건설사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된 점은 일련의 사업다각화 투자로 차입규모가 확대된 SK에코플랜트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반적인 재무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주요사업장 진행상황이나 유동성 차입금 상환 또는 차환, 연내 계획하고 있는 IPO를 비롯한 자금조달 추이에 따라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지난해 누적투자금이 2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환경 및 에너지관련 추가투자에 따른 차입부담 확대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며 "SK에코엔지니어링 일부지분 매각, RCPS 및 CPS 발행을 통해 재무부담 확대를 제어하고는 있지만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 등 레버리지 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하락에 따른 건설부문 현금창출력 축소, 사업다각화 전략 및 적극적인 투자기조 등을 고려할 때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