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검색엔진 MS '빙' 변경 추진… 챗GPT가 바꾼 판도구글 모회사 알파뱃 주가 하락세… 검색시장 1위 "첫 균열"안드로이드 대표 주자 삼성, AI시대 맞아 구글과 위상 뒤바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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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인 구글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25년 동안 전 세계 검색왕 구글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0년 간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대표 주자로 구글과 협력해온 삼성도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18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구글 내부 메시지를 통해 구글 직원들이 삼성의 이 같은 조치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구글 내부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뱃의 주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장중 3%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MS 주가는 1% 가까이 올랐다.

    삼성은 이미 10년 넘게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했다. 지난 10년 간 삼성 스마트폰이 글로벌 넘버원(no.1) 자리에 오르면서 기본 검색엔진인 구글도 모바일 검색엔진으로 자연스럽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런 삼성이 구글을 버리고 MS를 택하게 된다면 구글로선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입지가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점유율 뿐만 아니라 점유율 감소에 따라 광고 매출까지 줄어들며 검색시장에서 영향력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구글이 삼성 모바일에 검색엔진 서비스를 공급하며 올리는 매출도 연간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구글은 현재 내부적으로 삼성과의 계약 연장을 협상하는 과정에 있지만 삼성이 이처럼 MS와 새로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지난 25년 넘게 검색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구글 입장에선 삼성과 이번 스마트폰 기본 검색엔진 계약 연장에 성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사업에 파급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챗GTP' 열풍이 불면서 MS의 검색엔진 빙이 급부상했는데, 상대적으로 구글이 이 같은 AI 검색엔진 개발에 뒤쳐졌다는 평가가 더해져 내부적으로도 타격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 마저 일찌감치 오픈AI의 GTP-4를 적용한 빙을 모바일 검색엔진으로 채택하게 되면 구글이 AI 검색 시장에 발을 들이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뉴욕타임스도 이에 대해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구글 검색 사업의 첫 균열"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아직 삼성이 최종적으로 구글과 결별 후 MS와 새롭게 손을 잡게 될지에 대해선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10년 사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를 키워온 삼성이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삼성이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하고 기본 검색엔진으로도 구글을 쓰는 등 구글은 삼성에게 절대적인 존재였지만 AI 검색시장이 등장하며 판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