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한국어 특화” AI 하반기 출시연구개발에 ‘조 단위’ 투자...공들여 개발해도 5000만 내수시장 한정 LG AI연구원, SKT, KT의 초거대 AI와도 ‘파이’ 경쟁해야업계 “한국어 언어장벽, 고수익 법률·의료 섹터 공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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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반기 선보일 초거대 인공지능(AI)이 언어장벽에 가로막혔다. 한국어에 특화된 대신 영어를 못해 결국 5000만 내수시장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 단위’ 연구개발(R&D) 비용 대비 ‘파이’가 한정됐다는 업계의 시선이다. 

    10일 네이버와 카카오에 따르면 각 사는 올 하반기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와 ‘코GPT2.0’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두 ‘한국어 특화’ AI로, 영어 기반의 챗GPT(ChatGPT)에 비해 확장성이 크게 떨어진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각각 1조8090억원과 1조213억원을 투자하는 등 AI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언어장벽으로 인해 공들여 개발한 AI가 내수시장에 국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어쩔 수 없는 갈라파고스 시장”이라며 “대신 법률·의료 등 한국어 언어장벽이 높은 고수익 업종을 노린다면 네이버·카카오 AI에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한국어를 무기로 챗GPT에 앞서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네이버는 지난 3월 SK C&C와 은행, 증권, 카드, 보험, 캐피탈 등 금융권 기업을 상대로 초거대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 챗GPT의 보안 이슈가 불거지는 가운데 보안이 생명인 금융권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법률 쪽에서도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 쪽에서도 (초거대 AI) 니즈가 꽤 있다”며 “건설업 특성상 계약서 작성이 많은데, 초거대 AI가 예를 들어 계약서에 오류가 없는지 검토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7월 출시할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버X는 챗GPT 대비 6500배 더 많이 한국어를 학습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에 따르면 타 AI 대비 4배 더 저렴해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선다. 한편 카카오가 하반기 선보일 코GPT2.0의 한국어 학습량이나 가격경쟁력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타 ‘토종’ AI와의 ‘파이 게임’도 불가피하다. 네이버·카카오 외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자체 초거대 AI를 개발 중이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SK텔레콤의 ‘에이닷’, KT의 ‘믿음’ 등이 있다. 5개의 초거대 AI가 평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시장 점유율은 20%인 셈. 

    이에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블로그, 뉴스, 포털 등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양질의 데이터가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자체적 한국어 데이터 확보가 수월해 타사 대비 가격경쟁력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파악된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고품질 ‘한국어’ 초거대 AI 모델을 갖추고 있는게 중요하다”면서도 “향후 업계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