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2000달러 돌파…2020년 8월 사상 최대치 근접연준 금리 인상 중단 신호 및 시장 위험회피 상승 수혜"2분기 추가 강세 진입 vs 역사적 고점 돌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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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향후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값이 중장기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다만 금 가격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기록한 역사적 고점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019.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말(1826.2달러)과 비교해 약 넉 달 만에 10.6% 오른 수준이다.

    금값은 앞서 지난 2021년과 2022년 한 차례도 2000달러선을 넘어서지 않았으나 올해 4월 5일 처음으로 20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5월 들어 20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을 끝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기대감에 반등, 이달 4일 연중 최고치인 2050.3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020년 8월 기록한 사상 최대치(2069.4달러)를 위협하기도 했다. 

    금값은 한국에서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1g당 7만4360원대에서 움직이던 KRX금시장 금 1kg의 가격은 전일 1g당 8만6450원으로 16.3% 올랐다. 특히 개인은 이달 들어서만 KRX 금 현물 17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통상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가격이 오른다.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의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달러 약세 등이 더해지면서 금값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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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점도 금 시세 오름세에 압력을 더하고 있다. 

    실제 세계금협회(WGC)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올해 1분기 228t의 금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한 수준이자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한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연준이 지난 5월 FOMC에서 25bp 금리를 인상하며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보낸 만큼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데이터와 시장의 위험회피 선호가 높아지면서 귀금속 가격이 강력한 지지선을 형성 중"이라며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기대감 및 부채 이슈,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으로 2분기까지 강력한 가격 지지선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도 "단기적으로 사상 최고 명목 금 가격을 둘러싼 고가(高價) 부담이 제기될 수 있으나, 투자자들은 물가를 조정한 실질 금 가격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귀금속 섹터는 통화 긴축보다 완화 구간에서 강세 사이클 시현한다"라며 "지난 3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역산한 역대 최고 가격은 2550달러선으로,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유효하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엔 코로나19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증대, 달려 약세, 실질금리 하락,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역사적인 수준의 자금 유입이 뚜렷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당시와 비교했을 때 올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달러화 약세 압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판단, 실질금리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 가격이 전고점을 넘어서기 위해선 안전자산 수요가 대폭 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