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업종 상승세 영향·외국인 자금 대규모 유입 HBM 시장 10% 성장 예측, 'AI 반도체' 신뢰도 여전히 굳건'HBM3E 12단' 2분기 양산, 엔비디아 차세대 칩에 탑재 예정
  • '7만 원'대에서 횡보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간밤 미국 반도체 대장주들의 상승 랠리에 투심이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기준 4.77% 오른 8만1300원에 장을 닫았다. 3주 만에 다시 8만 원대를 선점한 가운데 다시 8만 원선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4일 장중 8만6000원까지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3고(고금리·고유가·고환율)를 비롯한 중동 리스크 등 대외 악재로 이내 7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투자자들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 대형 반도체주 상승 랠리에 주목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3.77%), 슈퍼마이크로컴퓨터(6.09%), 마이크론(4.73%) 등이 오름세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만에 2.21% 급등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휴장 기간이었던 지난 2거래일(3일, 6일)간 미국 증시는 애플 호실적,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매그니피센트7'(M7)과 반도체 주식들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며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한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이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 여력을 키우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에서 HBM 점유율은 지난해 2%에서 올해는 5%, 내년에는 10%의 성장률을 예측했다.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200%에 육박했다. 트렌드포스 측은 "2025년 HBM 가격 협상이 이미 올해 2분기에 시작됐다"며 "D램의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공급업체들은 미리 가격을 5∼10% 인상했으며 이는 HBM2E, HBM3, HBM3E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내 양산을 앞두고 있다. HBM3E 제품은 엔비디아가 하반기에 선보일 B100과 GB200 등과 AMD의 MI350, MI375 등 차세대 AI 칩에 탑재될 예정이다. 

    특히 HBM의 엔비디아 납품을 위해 반도체 에이스 임직원 400여 명을 투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특정 고객사를 뚫기 위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AI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를 잡아야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지난달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 호재 전망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0만전자'를 향한 기대감을 다시 키우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올리고 있다. 최근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한 곳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 12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고금리·고유가·고환율에 하락했지만 결국 기업 실적과 가이던스 등 이익 모멘텀 문제없었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시 가격매력이 부각됐다"며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 유입되면서 동시에 코스피 지수도 견인 중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