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조 → 5.3조… 신청액 뚝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하락 탓추가 금리인하 불투명… 형평성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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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 대출금리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특례보금자리론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연 6%를 넘나들던 금리 급등기에 서민 주거마련 지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18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신청·접수된 특례보금자리론은 30조9000억원에 달한다. 신규주택 구입자금이 15조1575억원(6만3000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기존 대출 상환도 13조1623억원(6만3318건)으로 42.5%에 달했다. 고금리에 대출차주들의 이자부담을 덜어준 셈이다.

    월별로 보면 2월 17조5000억원 신청이 쏟아졌지만 3월 8조1000억원, 4월 5조3000억원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면서 대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97~5.916% 수준이다. 3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고정금리가 4.35%인 것을 감안하면 매력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에서는 최저 연 3.48%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시중금리가 내리면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인하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주택금융공사는 출시 이후 3개월 째 금리를 동결했다. 아직 자금조달 시장 불확실성이 남은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경계감도 여전하다는 점을 들어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이다.

    금리인하 목소리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올해 초 연 4.41%에서 3.85%까지 56bp 하락한 것을 반영해 0.5%p 안팎의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서민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로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추가적인 금리인하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신청액 기준 80% 수준에 달하는 신청이 몰린 가운데 추가 금리인하는 기존 신청자들과 형평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신청자에 대한 본격적인 대출실행이 시작되면 대규모 주택저당증권(MBS)가 시장에 풀리게 돼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출시 초기 0.5%p 금리를 낮춰 내놨기 때문에 추가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금리 안정을 위한 중간계투 역할을 충실해 해냈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