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건설시장 전년比 4.7% 오른 14조달러 집계1월전망치 보다 1.9%p 상향조정…성장속도 빨라 중남미시장 8%대 예상…다수 민관협력방식 추진
  • ▲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소 현장. ⓒ현대건설
    ▲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소 현장. ⓒ현대건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해외건설시장은 기존 전망치보다 상향조정될 만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그간 지연된 프로젝트들이 재개되면서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시장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세계건설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4.7% 성장한 14조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월에 발표된 기존전망치 2.8%에 비해 1.9%p 상향조정된 수치다. 올초 예상했던 것보다 해외건설시장 성장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세계 경제성장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현상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불안정한 금융시장,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세계경제는 올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내놓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8%로 1월 기존전망치 2.9%보다 0.1%p 후퇴했다. 세계은행(WB) 역시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1.7%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국제연합(UN)은 올해 세계경제가 1.9%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건설시장의 견고한 성장세는 각국 공공인프라 투자정책 등이 적극적으로 추진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이후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건설시장 역시 점진적인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유보되거나 지연됐던 프로젝트들이 속속 재개되고 발주도 동반해 이뤄지고 있다"며 "공급망 차질로 어려웠던 자재조달이나 보건분야에 치중됐던 정부예산이 건설투자로 옮겨지면서 대규모 인프라 건설공사가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계건설시장 성장은 중동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상승 덕분에 산유국 재정여력이 풍족해져 발주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중동 건설시장 성장률은 8.0%에 달해 해외건설 평균성장률 4.7%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낙후인프라에 대한 투자수요가 높은 중남미 건설시장 역시 8%대 높은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재정여력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젝트 대다수는 민관협력방식(PPP)사업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다.

    해외건설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아 경우 5.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도 5%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아프리카는 4.7%, 북미·태평양은 1.8% 수준 건설시장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시장에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면서 건설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해외지역 선점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하반기동안 중동(신재생)과 동남아시아(건축 프로젝트)지역에서 지속적인 수주를 추진해 연초 목표한 13조8000억원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는 플랜트와 토목부문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유·화학·교량 등 인프라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지역은 중동 및 동남아 시장을 비롯해 미국시장까지 확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이라크·베트남 3개국 중심으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3개국은 기업 시공기술 등을 높게 평가해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잘하는 상품을 갖고 수익성 중심의 지속가능한 수주전략을 펼치겠다"며 "남은 분기에도 수주할 프로젝트가 다수 남아 있어 긍정적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견기업들도 해외건설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3월 동부건설은 베트남(떤반~년짝 도로건설 2공구 공사)과 엘살바도르(로스 초로스 교량 건설 및 도로 확장사업)에서 총 3억9810만달러 규모 공사를 수주했다.

    동부건설은 국내 공공공사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인프라 조성공사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도로 및 교량과 철도, 항만 등 토목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공사 비중을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위주 동남아와 두바이 위주 중동시장,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지속적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공항과 지하철 등 토목공사와 고급건축 공사입찰을 준비중이다. 두바이에서는 지속적인 고급건축 발주가 예상돼 이 분야를 적극 수주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은 현지에서 다수 프로젝트 수행경험을 보유함에 따라 사업수행시 필요한 건설인허가, 인력·기자재조달 등 어느 정도 관련역량을 확보했다"며 "향후 다양한 건설프로젝트 참여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올들어 이날까지 해외건설 신규수주액은 모두 7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102억달러에 비해 22.0% 줄어들었다. 이는 2019년 동기 75억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29억달러(-54.0%) △태평양·북미 22억달러(+2390%) △중동 14억달러(-9.45%) △아프리카 5929만달러(+163%) △중남미 4802만달러(168%) △유럽 1539만달러(-90.5%)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