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바이오벤처 투자 전년 대비 34.1% 감소대기업·중소기업 양극화 심화대기업 인력 확보 전쟁, 중소기업 경영난 지속
  • ▲ ⓒ뉴시스
    ▲ ⓒ뉴시스
    최근 경기 침체로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력 유치 움직임이 대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산업의  미래가치 급부상으로 핵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 위기를 겪으며 인원 감축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22년도 국내외 바이오벤처 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유럽은 가장 크게 감소해 2021년 대비 53.5% 급감했다. 이어 미국에서 22.8% 감소했고, 아시아태평양에서도 12.3% 감소했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공개한 벤처캐피탈의 지난해 국내 바이오 분야 투자금액은 1조 1,058억 원으로 2021년 1조 6,770억 원 대비 34.1% 줄었다. 

    올해도 바이오벤처의 투자금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추가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인원 감축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미 존폐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금이 급감하면서 문을 닫게 되는 중소기업이 나올 것이라는 추측은 이미 지난해부터 업계에서 공공연히 떠돌았다.

    실제로 뉴지랩파마와 에스디생명공학은 전환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해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뉴지랩파마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약 20%,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우 약 13%에 달한다. 이어 셀리버리, 제넨바이오 등도 자금난으로 올해 초 상장폐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올해 초 대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인력 유인 활동을 금지하라며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과는 상반되는 분위기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핵심 인력 빼가기 등에 따른 기밀 유출 등으로 지난해 3건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에 이어 올해 2월 초에도 인력 유인 활동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기업에서는 바이오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투자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 유지를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인원 감축을 넘어 문 닫는 기업들도 속출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벤처들은 R&D 기간에 매출이 발생하기 어렵다. 사업구조가 투자금을 받아 R&D를 진행하는 경우가 보통인데, 투자가 위축되면 기업이 투자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이 경우 기존에 받았던 투자금을 다 소진할 때까지만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등 생존을 위한 중소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니다"며 "R&D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데 요즘엔 아예 사람을 뽑지 않거나, 아니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바이오산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