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웨비나 통해 '내부 파운드리 모델' 소개… CFO 직접 나서테슬라·엔비디아 고객사 놓치고 최대 위기… 투자시장서도 외면자사 CPU 신제품 제조 파운드리 활용… CPU·파운드리 '두마리 토끼 잡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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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텔파운드리서비스
    야심차게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텔이 지난해 도입한 '내부 파운드리 모델(internal foundry model)'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내부 파운드리 모델이란 결국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등 자체 개발 시스템반도체를 자사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하는 구조를 의미하는데, 테슬라나 엔비디아 등 굵직한 고객사를 놓친 인텔 파운드리에 유일한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21일 오전 투자자 대상 웨비나를 개최해 회사의 내부 파운드리 모델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개한다. 이 설명회는 인텔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 수석 부사장과 사업계획 담당 제이슨 그레베(Jason Grebe)부사장이 담당한다.

    이번에 설명하는 내부 파운드리 모델은 인텔이 이미 지난해 10월 도입했다. 최근 성장세가 꺾이긴 했지만 CPU 분야 최대 기업인 인텔이 자체 개발 제품을 자사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구조를 갖추겠다는 것이 내부 파운드리 모델의 골자다. 인텔은 이 모델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비용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텔은 주식시장을 포함한 투자시장에서 과거 대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2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과 반도체 왕좌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할 정도로 경쟁을 벌여왔지만 지난 2년 간은 삼성에 완전히 왕좌를 내주고 물러선 모양새다. 게다가 최근엔 인공지능(AI) 바람으로 엔비디아가 시장의 주목을 끌며 새로운 반도체 제왕이 탄생했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1980년대부터 CPU로 반도체 왕좌에 오른 인텔이 이처럼 투자시장에서 평가절하된데는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 영향이 크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이미 시장 대부분을 점한 1위 TSMC와 2위 삼성 파운드리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중요한 고객사 유치에서 인텔이 연달아 고배를 마신 것이 결정적 영향을 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텔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이를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인텔이 퀄컴의 요구사항에 맞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들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결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인텔 파운드리에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파운드리업계 큰 손 중 하나로 꼽히는 테슬라도 인텔과의 협력을 추진했다가 최근 이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자율주행 반도체를 인텔 파운드리에 맡기는 방안을 협의했다가 퀄컴과 마찬가지로 인텔의 제조 능력을 신뢰하지 못해 협력이 무산된 것으로 봤다.

    이렇게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외면 당한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 2년이 넘어가는 시점까지 제대로 사업에 돛을 띄우지 못하면서 결국은 자사 물량을 생산하는 쪽으로 중심축을 이동하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 CPU 신제품을 인텔 파운드리에서 제조해 그 CPU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파운드리 사업도 함께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게 인텔이 말하는 내부 파운드리 모델의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이 같은 인텔의 새로운 파운드리 사업 전략에 대해서도 아직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미국 IT매체 더레지스터는 "인텔 반도체는 고객사들에게 인텔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을 알리는 쇼케이스가 될 수 있지만 이 자체 제품의 성능이 떨어진다면 오히려 심각한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