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불법개설기관 가담자 현황 공개 의·약사 비율 높아… 40~50대 사무장이 고용가담자 30%, 수차례 불법개설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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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한 70대 의·약사를 유인해 사무장병원을 개설하거나 면허대여(면대)약국을 차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09∼2021년 적발된 불법개설기관의 가담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564명 중 개인이 2255명(87.9%), 법인이 309곳(12.1%)이었다고 밝혔다.

    불법개설기관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 등을 고용해 의료인이나 비영리법인 명의로 개설해 운영하는 기관으로 명의를 빌려준 사람, 실제로 운영한 사무장, 공모자, 방조자 등을 모두 가담자로 집계했다.

    2009∼2021년 개인 가담자 2255명 중엔 일반인이 1121명으로 조사됐다. 또 상당수를 차지하는 의사 748명(33.2%)를 비롯해 약사 198명(8.8%),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기타 보건의료인 178명(7.9%), 간호사가 10명(0.4%)이었다.

    보통 의사와 약사는 명의 대여자로 가담하고 보건의료인력과 일반인은 사무장으로 가담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가담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32.7%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6.4%, 70대 이상이 15%였다. 의·약사 등 명의 대여자만 놓고 볼 경우 70대 이상이 33.7%로 가장 많았다.

    이는 40~50대의 사무장이 고령으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가 있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70대 이상의 의‧약사를 고용해 불법기관을 개설‧운영한 사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 가담자 748명 중엔 의과가 450명, 치과 100명, 한의사가 198명인데 전체의 44.3%가 전문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사무장병원 개설을 한번이 아닌 수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비율도 상당수였다. 전체 가담자의 30%는 여러 개의 불법개설기관에 참여한 전적이 있었다.

    일례로 사단법인 A단체의 사무국장이던 B씨는 요양병원 1개, 의원 27개, 한의원 3개 등 총 31개 의료기관의 사무장으로서 불법개설에 가담했다. 

    B씨는 2009년 수사기관에 적발된 후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단체는 총 32곳에 명의 대여자로 가담해 2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101억원의 환수가 결정됐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가담자 10명 중 3명은 반복적으로 불법의료기관 개설에 가담하는 형태였다"며 "특별사법경찰권 부여 등으로 조기 적발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