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1일 임시 주주총회 개최 … 안건은 '미정'상장폐지, 최대주주 변경 기업 외 임시주총은 경남제약뿐일부 주주, 임시 주총 개최 목적에 불안감 보여최근 6년 중 5년 영업손실 기록하며 경영실적 악화일로
  • ‘레모나’를 대표제품으로 보유한 경남제약이 정기 주주총회를 연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결정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오는 6월11일 임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경남제약을 제외하고도 3월 정기 주총이 끝난 뒤 이달에만 90여개의 기업이 임시 주총 소집결의를 공시했다는 점에서 정기 주총이 끝나고 바로 임시 주총을 개최하는 데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볼 이유는 없어 보인다.

    다만 다른 90여개의 기업은 세부의안을 추후에 확정한다고 하면서도 임시 주총소집 결의 공고에 ▲이사 선임·해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 승인의 건 ▲물적·인적 분할 계획 승인의 건 ▲사채발행계획 승인의 건 ▲영업양수의 건 ▲자본감소 결의의 건 ▲상장폐지 승인의 건 등을 안건으로 내걸었다.

    '의안 미정(추후 이사회에서 결정)'으로 임시 주총 안건을 공시한 기업은 경남제약 외에도 엑스플러스와 알파홀딩스, 에스엘에너지, 세토피아,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등 5곳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엑스플러스는 지난 23일 최대주주가 7개월만에 변경됐으며 알파홀딩스와 에스엘에너지, 세토피아는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곳이다.

    오는 6월10일 임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인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는 경남제약 지분 19.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기업 인수합병(M&A) 내지 상장폐지 이슈가 있는 기업이 아니면 경남제약 관련 기업만 어떤 의안을 처리할지 밝히지도 않은 채 임시 주총 일정을 먼저 정한 셈이다.

    경남제약 일부 주주들도 임시 주총 개최를 놓고 "사업목적 등 정관 변경하려고 그러나" "설마 유증? 아니면 합병?"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개최 목적에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리 임시 주총 일정을 알려 많은 주주가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일 수는 있다"면서도 "최근 경남제약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공시는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임시 주총이 열리기로 한 6월11일은 경남제약이 자회사 경남제약스퀘어를 흡수합병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가 반대의사를 통지할 기간을 5월3일까지로 정해둬 이보다 한달여 뒤에 임시 주총을 열고 합병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아 보인다.

    경남제약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중 5년을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악화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낸 2020년에 매출 709억원과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한 것이 최근 6년 중 최고 실적이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영업손실(2021년 77억원, 2022년 34억원, 2023년 67억원)이 178억원에 이르렀고 영업손실이 쌓이면서 R&D(연구개발) 비용도 2021년 20억원, 2022년 18억원, 2023년 17억원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경남제약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5일 자회사 엔터파트너즈 지분 32.7%를 알에프텍 등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5월22일 230억원을 손에 쥘 예정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게 전혀 없어서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해 특별히 말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