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80.8%↑… 배 102.9%↑ 역대 최대 상승"석유값 생각보다 많이 안 올라 … 안정 추세" 과일 및 석유류 오름세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
  • ▲ 전통시장에 진열돼 있는 배. ⓒ뉴시스
    ▲ 전통시장에 진열돼 있는 배. ⓒ뉴시스
    4월 소비자물가가 2.9% 오르며 3개월 만에 2%대 상승률로 둔화했다. 하지만 과일·채소 가격 상승세가 여전하고 석유류 가격도 오름세를 보여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올해 1월 2.8%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과 3월 각각 3.1%를 기록했는데 이번 달에 다시 2%대로 둔화한 것이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서비스가 모두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0.6%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축산물(0.3%), 수산물(0.4%)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이 20.3% 뛴 탓이다. 

    특히 사과(80.8%), 배(102.9%), 토마토(39.0%), 배추(32.1%) 등 과일·채소 오름세는 여전했다. 배 가격 상승 폭은 조사가 시작된 1975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정부의 긴급 안정 자금이 지원되기는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과와 배는 새로 출하될 때까지 가격이 유지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다만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지난 2월(11.5%)과 3월(11.7%)에 비하면 다소 가라앉았다. 전체 물가상승률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도 0.77%포인트(p)로 3월(0.86%p)보다 줄어들었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은 1.6%, 석유류는 1.3% 각각 상승했다. 석유류의 경우 중동 리스크로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지만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5%p에 그쳤다.

    공미숙 심의관은 "워낙 중동 정세가 불안정했는데 석유류 가격이 생각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안정 추세라 다행이지만 외생변수인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기·가스·수도는 4.9% 상승했다. 전기료는 4.3%, 도시가스 5.6%, 지역난방비 12.1%, 상수도료 2.8%이다. 
  • ▲ 2024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
    ▲ 2024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
    4월 서비스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오르며 전달(2.3%)보다 상승 폭이 다소 낮아졌다. 품목별로 집세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고,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는 각각 2.2%, 2.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원재룟값 오름세로 3%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지난 3월(3.4%)에 비하면 0.4%p 둔화한 것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2.2%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기준으로 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144개)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추세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전월보다 상승폭이 축소돼 안정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이상기후 등 물가 불확실성에 대응해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범부처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