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이어 SK이노베이션도 1조원대 유증 결정바이오업체들도 잇따라 유증으로 자금 확보주가 영향 불가피…주가 급락에 투자자 원성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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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CGV에 이어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상장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 소식을 밝히자 주가가 급락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가 폭락 피해로 인한 투자자들의 반발은 거센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6.08% 하락한 1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 시총은 종가 기준 지난 23일 16조8842억원에서 이날 15조8578억원으로 하루 새 1조264억원이 증발했다. 지주사 SK도 4.17% 하락했다. 

    주가가 급락한 건 지난 23일 회사가 장 마감 후 1조18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영향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돼 주식시장에선 악재로 받아들인다. 실제 유상증자 발표 후 대부분의 기업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CJ CGV 주가도 유상증자 여파에 연일 된서리를 맞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CJ CGV는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포함한 1조원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주가는 4거래일 만에 32% 하락했고, 지주사인 CJ도 이 기간 8.7%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CGV는 7630원에 신주 7470만주를 새로 발행한다. 이는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인 4772만8537주의 1.5배가 넘는다.

    자금난을 겪는 바이오업체들도 잇따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5월 이후 현재까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만 최소 10개 기업 이상이 유상증자를 선택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

    셀바스헬스케어(210억원), 엘앤케이바이오(366억원), 진원생명과학(800억원), 클리노믹스(446억원), CJ바이오사이언스(650억원) 등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권가에선 기업들의 유상증자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악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단 분석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관련 "단기적으로는 지분 희석과 주주가치 훼손은 아쉽다"라면서도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자체 사업이 구경제에서 신경제로 변화가 나타난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확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에 대해 "아직 극장업에 대한 시장 의구심과 유상증자의 규모가 매우 큰 만큼 단기 주가 불확실성은 피해가기 어렵다"며 "그러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혀 왔던 재무구조 안정화는 긍정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J CGV의 경우 유상증자 이후 주가 폭락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CJ CGV는 CJ 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극장운영 첨단화, 광고사업 고도화, 비주얼이펙트 사업 확대 등 사업적 시너지 및 연간 100억원 규모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틀간 CJ의 CJ CGV 순자산가치는 346억원 감소했으나 CJ 시가총액은 922억원 감소해 단기 주가 낙폭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의 이같은 전망에도 갑작스런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투자자들의 원성은 쏟아지고 있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일반 주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CJ CGV 종목토론방에서 한 개인투자자는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진 주가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으로 신주를 발행한다. 개미들의 피로 기업을 키우는 꼴"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