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30년까지 매년 5% 확대"보사연 "2010년 이후 연구에선 모두 부족으로 귀결"의협 "부족이 아닌 과잉… 의사 늘리면 건보 부담"
  • ▲ 27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로얄호텔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 의사 인력 확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사 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보건복지부
    ▲ 27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로얄호텔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 의사 인력 확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사 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보건복지부
    내후년 의대정원 확대를 위한 본격 논의가 시작됐지만 조율점을 찾기 어려워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30년까지 매년 정원을 5%씩 늘려야 한다는 국책연구원의 주장과 달리 의료계는 의사 수 부족이 아닌 과잉이라며 선을 그었다. 

    27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로얄호텔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 의사 인력 확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사 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의료서비스 수요와 의사 업무량 등을 고려한 과학적 추계로 미래에 상당 규모의 의사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권정현 KDI 연구위원은 "현재의 의료 이용 수준으로 평가한 의사 인력의 업무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인구 최대치가 전망되는 2050년 기준 약 2만2000명 이상의 의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해 일정 기간 의대 정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추계 결과에서는 2030년까지 의대 정원의 5% 증원 시나리오가 2050년까지 필요 의사 인력 충족에 가장 가까운 수치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신경과, 신경외과, 외과, 흉부외과 등 의료 수요가 집중되는 과목에 추가로 필요한 의사가 많았다. 2048년 기준으로 신경과는 1269명, 신경외과 1725명, 흉부외과 1077명, 외과 6962명의 의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사연 소속으로 인력 수급추계 연구를 진행했던 신영석 고려대 교수 역시 "2021년 기준 의사 인력의 성·연령 가중치를 적용해 현재 수준의 업무량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부족한 의사 수는 2025년 5516명, 2030년 1만4334명, 2035년 2만7232명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0년 이후부터 의료인력 수급과 관련해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 부족으로 귀결됐다"며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료계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과잉" 
     
    의료계는 국책연구기관에서 진행한 연구들과 달리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 활동의사(한의사 포함)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현재 의사 정원을 유지하더라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047년엔 5.87명으로 OECD 평균 5.82명을 넘어서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인구구조가 비슷한 일본과 비교하면 2030년이 되면 일본 대비 한국의 과잉 의사가 9만5754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때문에 의대정원 확대를 단순히 수요가 많으니 공급을 확대해야 된다는 개념을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고도 경고했다. 취약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의대 정원 350명을 늘리면 2040년 요양급여비용 총액은 현상 유지 때보다 7조가 증가하며 2000명, 3000명 증원을 가정할 경우 각각 36조, 55조원이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의료계가 의사수 부족이 아닌 과잉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그간의 의정협의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의협 차원에서도 정부와 의대정원 논의를 멈추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분간 해당 안건에 대한 진척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가 의대정원 문제를 의료계뿐만 아니라 환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