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관 광양제철소 투어 진행연간 30만톤 규모 전기강판 공장 시운전 개시자동화, 작업자 안전중심 공정 도입 눈길
  • ▲ 포스코 광양제철소 3열연공장에서 슬래브가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 포스코 광양제철소 3열연공장에서 슬래브가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안전!’, ‘제일!’ 준공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전기강판 공장에서 사용하는 인사법이다. 고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쇳물만큼이나 임직원들의 열정이 뜨겁게 와닿았다. 세계 최대규모, 자동차 강판 생산에 특화된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둘러봤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관으로 6월 30일 낮 시간대 광양제철소 투어를 진행했다. 내부는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개인 촬영이 금지됐다. 광활한 제철소 내부를 버스를 타고 다니며 공장 내부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전기강판 공장은 광양제철소의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이다. 10월 말 1단계 준공 예정으로, 이번 달 3일부 시운전을 시작했다. 공장 규모는 24만㎡로 7만3000평에 달하며, 연간 생산량은 30만톤이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Hyper NO’는 전기차에 핵심 요소인 구동 모터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Hyper NO는 두께 0.15mm 수준의 전기강판을 말하며, 얇게 만들수록 구동모터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후 최신 설비를 도입해 생산가능 두께를 0.1mm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소둔산세공정(APL)과 압연공정(ZRM), 소둔코팅공정(ACL) 세 단계 공정을 거쳐 Hyper NO를 생산한다. 소둔산세공정은 1200도 고온에서 열처리해 코일 표면의 이물질과 산화층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소둔코팅공정은 1000도에서 열처리를 통해 철분을 세정하고 절연 코팅을 하며 제품 균등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종 공정이다.

    전기강판에서 제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공정은 압연이다. 특성상 얇을수록 소음과 열발생,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을 거친 제품은 2마이크로mm 두께 편차를 나타내는 균등한 품질을 구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강판은 각 자동차 OEM 맞춤형으로 납품된다. 포스코모빌리티 솔루션을 통해 코어로 제작해서 납품한 전기강판은 구동부와 고정부로 구성한 구동모터의 축으로 제작된다. 주로 자기장을 발생시키기 위해 영구자석이 삽입되는 IPMSM 방식이 채택된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조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착공한 구동모터용 전기강판 공장이 2025년 완공되면, 기존 포항제철소 물량을 포함해 총 4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건설중인 전기강판 공장의 내부 ⓒ포스코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건설중인 전기강판 공장의 내부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전기강판과 더불어 기가스틸 등 자동차 강판 생산에 특화된 제철소다. 지난해 생산한 자동차 강판은 약 820만톤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연간 8000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10대당 1대가 포스코가 생산한 강판을 사용한 격이다. 직원 약 6600여명이 근무하며, 절반가량 인원이 4조 2교대를 시행하고 있다,

    2000만평이 넘는 부지는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다. 내부에는 전용 도로뿐만 아니라 철광석 등을 실어 나르는 철길도 보유했다. 투어를 위해 탑승한 버스나 차량이 아니면 내부를 둘러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규모다.

    내부로 들어서면 광양제철소에서 1987년도에 첫 쇳물을 생산한 이후 10년만에 1억톤을 달성한 기념물이 눈에 들어온다. 해당 기록은 전 세계에서 단일 제철소가 가장 빠르게 달성한 성과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제철소의 역사와 주요 시설, 특징을 설명했다. 제철소는 사용하는 전기의 85% 가량을 자체 충당한다는 설명이다. 발전소 내부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직접 전기를 생산한다.

    제철소 내부에서만 운행하는 특수차량이 도로에 자주 보였다. 철코일을 싣고 다니는 차량은 독특하게 운전석이 바닥에 붙어있다시피 하고, 그 위에 원통형 코일이 실렸다. 차량의 적재 가능한 코일 중량은 135톤에 달한다.

    슬래브를 제작하는 3열연공장을 둘러봤다. 슬래브는 1500도에 달하는 용광로 쇳물로 만든 중간 단계 제품으로, 음식으로 비유하면 일종의 반죽이다. 3열연공장에서는 연간 520만톤의 슬래브를 제작한다는 설명이다.

    공장 투어에 앞서 헬멧과 보안경, 설명을 듣기 위한 인이어부터 착용했다. 열연공장은 내부 온도가 높아 위험한 만큼 별도의 내부 견학용 통로를 갖췄고, 이동 경로는 주요 설비에서 약 30m가량 간격을 두고 있었다.
  • ▲ 전기강판으로 생산한 전기차용 구동모터의 구동부와 고정부 ⓒ포스코
    ▲ 전기강판으로 생산한 전기차용 구동모터의 구동부와 고정부 ⓒ포스코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마치 관제실처럼 생산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CCTV로 생산되는 과정이 한눈에 보였다. 이후 500m에 달하는 견학 코스로 이동을 시작했다. 시뻘건 자태로 가래떡처럼 길게 뽑힌 슬래브의 온도는 1200도에 달하며, 식히기 위한 물을 분사하면서 사우나 같은 환경이 조성돼 내부 습도도 높았다.

    용도에 맞춰 크기를 늘리고 열을 식히기 위해 슬래브가 레일을 타고 이동했다. 통로를 통해 이동하던 중 옆을 지나갈 때마다 강렬한 열기가 덮쳤다. 30m 떨어진 거리인데도 피부가 약한 사람은 같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살이 탈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슬래브가 점점 더 얇아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슬래브는 최대 1.2mm까지 얇아진 후 코일 형태로 한켠에 적재됐다. 슬래브의 제작부터 코일로 만들어지는 데에는 3~5일가량이 소요된다.

    열연공장을 지나는 동안 관찰한 작업자는 한 명뿐이었다. 슬래브 주변 온도가 높아 위험할뿐더러, 모든 시스템은 자동화돼 관제실에서 통제하기 때문이다. 일부 시설 점검할 때만 통제하에 출입하는 형태다.

    이후 4도금공장을 찾았다. 아연도금 통해 자동차 강판 생산하는 라인으로 전처리와 도금, 후처리 공정이 진행됐다. 작업장 곳곳에는 안전 표어가 부착됐고, 무재해 현황판이 게재돼있었다.

    각종 기계들 사이에 철판이 길게 늘여진 설비가 눈에 띄었다. 이는 루퍼타워로, 공정과 공정 사이 철판을 길게 늘여서 보관하는 일종의 저장창고다. 전처리를 담당하는 설비로 24시간 돌아가면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온도를 제어한다.

    도금공장 내에 위치한 중앙 통제실에는 공장 가동현황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작업자가 직접하는 대신 로봇이 아연도금 도금량을 조절했다. 스킨 패스 밀이라는 장비는 도금을 덧칠하고 표면 결함 프레스로 제거하기도 했다.

    후처리 과정에서는 부식되지않기 위한 용액을 표면에 묻히는 공정이 진행됐다. 크기 맞춰서 자르는 ‘사이드 트리머’를 통해. 고객사가 원하는 크기로 조절하는 모습도 포착했다. 이후 표면 결함을 최종 확인하는 건 사람의 몫으로, 품질검사대를 통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고 불량품은 폐기하기도 했다.

    김창묵 포스코 자동차소재마케팅실 친환경차그룹장은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가벼우면서도 강도를 높인 ‘기가스틸’ 적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전기강판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광양제철소 공장 외에도 국내외 신규 혹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