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발암물질 '2b' 지정에 유해성 논란소고기·돼지고기보다 위험군 낮아… 하루 콜라 13리터 마셔야 권장량 충족막연한 공포 활용한 마케팅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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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파탐을 둘러싼 불확실한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13년전인 2010년 막걸리에 함유됐다며 들끓었던 유해성 논란이 2023년 현재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당시와는 다르게 정보의 양이 방대해지며 소비자들은 오히려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틈새를 노려 일부 유통·제조기업들은 ‘우리는 안전하다’는 공포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해묵은 논란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이유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인 ‘2b’ 군으로 분류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다.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말에 우려는 커져갔다.

    살펴봐야할 부분은 아스파탐이 분류 예정인 ‘2b’군이다. 2b군은 역학적 및 동물실험 결과상 그 증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발암 가능성을 고려하는 물질을 말한다. 유해성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같은 2b군에는 김치·피클과 같은 절임채소류와 젓갈, 고사리 등이 포함됐다. 한단계 더 높은 ‘2a’ 군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은 물론 고온에 튀긴 튀김류도 포함돼있다. 일반적으로 삼겹살과 김치를 먹으며 암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설정한 1일 권고 섭취량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스파탐의 권고량은 50㎎/㎏으로, 체중 65㎏을 기준으로 환산하자면 3250㎎이다. 코카콜라 제로 한 캔(355㎖)에 포함된 아스파탐은 약 87g으로 하루에 콜라 37캔(13리터)를 마셔야 하는 양이다. 현재 한국은 아스파탐 권고량을 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40㎎/㎏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유통기업에서는 무(無)아스파탐 제품을 선보이며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최근 더본코리아와 함께 무(無)아스파탐 막걸리 ‘백걸리’를 선보였다. 회사는 일반적인 막걸리 제조과정에서 사용하는 아스파탐과 사카린나트륨 등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홈술닷컴도 무 아스파탐 막걸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과 건강에 밀접한 만큼 식품에 대한 공포는 그 여파가 크다. 우지파동을 비롯해 쓰레기 만두 사건, 대왕 카스테라 논란 등 수 많은 이슈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이유다.

    한 영화에서 악역으로 등장한 재벌 3세의 대사 중에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는 말이 있다. 현재 아스파탐은 문제도 아니고, 문제가 아니다. ‘덜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말로 막연한 공포를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