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에 소아과의원 폐원 결정… 논란 일파만파

20년 동안 소아청소년과(소청과)를 운영해온 의사가 보호자의 악성 민원 탓에 폐과를 선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저수가 구조 속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천직을 포기할 만큼 해당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해 온 A원장은 “꽃 같은 아이들과 함께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온 지난 20여 년 제겐 행운이자 기쁨이었다. 하지만 환자 보호자의 악성 허위 민원으로 인해 8월 5일로 폐과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이는 폐업 한달 전 공지를 해야 한다는 의료법 규정에 입각한 절차였다. 

 

의료계에 따르면 타 병원에서 치료받았지만 피부가 낫지 않아 고름 및 진물이 이어지던 4세 환자가 보호자와 함께 A원장에게 진료를 받으며 논란이 시작됐다.

A원장은 "아이가 두 번째 방문에서 보호자가 많이 좋아졌다고 할 정도로 상태가 개선됐지만 보호자가 간호사의 서비스 불충분 등을 이유로 허위민원을 제기했다"며 "더 이상 의료행위를 더 이상 하기 힘들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진료 중 발생한 비급여 항목으로 A원장과 보호자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원장은 보호자에게 동의를 구했으나 간호사 설명 미흡 등을 지적해 2000원을 환불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우리나라 모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오늘도 겪고 있는 문제"라며 "해당 원장님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에게 열정 있으신 분들이 이렇게 진료를 그만두면 결국 동네 다른 아이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이런 악성 민원으로부터 의사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A원장의 폐과 선언 이후 그를 위로하는 보호자의 문자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임 회장은 SNS에 통해 (폐과를 선언한) A원장님에게 다른 환자 보호자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본을 올렸다. 

여기에는 "선생님이 얼마나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는지 아는데 속상했다"며 "수십년을 해왔던 일을 엎어버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않냐. 연락해도 되는지 어떨지 오후에 생각하다가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