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대출 연체율 안정적 관리 당부"PF 채무보증 장기대출 전환 차질 없이 이행""지나치게 낙관적 접근해와…안일한 인식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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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주요 증권사의 임원을 불러 모아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2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10개 증권사의 리스크관리총괄(CRO), 기업금융(IB) 담당 임원들과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저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황 부원장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그간 증권업계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잠재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접근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황 부원장보는 "증권사 PF대출 연체율은 금융권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과도한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될 경우 증권업계 전체에 대한 평판이 악화됨과 동시에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자산건전성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해 달라"며 "사업성이 크게 저하돼 부실이 우려되는 PF대출에 대해서는 외부 매각이나 재구조화 등을 통해 신속히 정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PF 채무보증의 장기대출 전환도 각 사의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실제 금감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증권사의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은 15.88%다. 이는 지난해 말(10.38%)에 비해 5.5%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2800억원 규모 홍콩 오피스빌딩 펀드가 90% 상각 처리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련 리스크가 재부상하는 모습이다.

    이에 금감원은 부동산 익스포저 추가 부실 발생에 대비해 손실 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부도율(PD) 적용 시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과 향후 부실 확대 가능성을 적절히 반영하는 등 충당금 산정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 부원장보는 "특히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건별 금액이 많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투자 대상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손실 징후가 발생할 시 재무제표에 제때 반영될 수 있도록 상시로 자체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황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의 상당 부분은 투자자에게 셀다운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손실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와의 분쟁이 발생하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부실 발생 시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담보, 보증, 보험 등 각종 투자자 권리 구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는지 재확인하는 등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거액 투자 건이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나눠 판매되는 과정에서 공모 규제 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 절차도 강화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부동산 익스포저 부실화가 증권사의 건전성·유동성리스크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만기 연장 등 특이 동향에 대해서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한편, 충당금 설정, 부동산 익스포저 평가의 적정성 등을 수시로 점검할 방침이다.

    또 리스크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방안을 제출하도록 해 점검하고, CEO 개별 면담을 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