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차별화 로밍 혜택 내놨지만… 정부 '압박' 시사'로밍요금 인하', 상대 국가별 상황 및 충분한 협의 거쳐야 가능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면서 해외여행객의 '로밍요금'이 활개를 띄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다양한 로밍요금 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의 요금제 인하 압박이 더해지면서 고심하는 형국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각사별 차별화된 로밍 프로모션을 내놓은 상태다. 

    SK텔레콤은 가족 최대 5명이 함께 데이터, 통화, 문자를 이용할 수 있는 '가족결합 로밍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KT는 모바일 고객 본인 포함 최대 3명까지 데이터 로밍을 공유할 수 있는 '로밍 데이터 함께ON'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대 전용 브랜드 '유쓰 청년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로밍 상품을 반값에 제공한다.
     
    이통3사가 자체적으로 로밍요금 혜택을 내놓는 것은 정부의 로밍요금제 압박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계 통신비 절감 일환으로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이어 로밍요금제 인하를 꼽은 바 있다.

    앞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일주일이나 열흘간 해외에 갔다고 십몇만원을 내야하는 건 과해 보인다"며 "연내 로밍요금 인하와 5G 요금 시작 구간이 낮춰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정부에 로밍 요금 인하와 관련한 협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통3사는 정부의 로밍요금 인하 정책에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에 맞춰 5G 중간요금제 및 연령별 특화요금제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는 점에서다. 또한 이통사의 로밍 매출액은 전체 무선통신사업 매출 가운데 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코로나19 이전의 매출 비중으로 현재는 1~2% 수준에 그친다. 

    통신비 부담 경감이라는 명목하에 5G 요금제 다양화로 이통사의 ARPU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여기에 가뜩이나 낮은 로밍요금까지 손 볼 경우 이통사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통사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 요금제 압박을 펼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로밍요금 인하는) 국가별 상황 및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