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에 첨단 HBM 패키징 공장 추진39억달러 투자… 15% 보조금 기대11월 美대선 변수
  • ▲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보조금을 받은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보조금 규모에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미국이 올해 대선을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2028년 하반기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핵심인 HBM의 생산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4억 달러(8조 8627억원)를 지원하면서 SK하이닉스의 보조금 규모와 지급 시기도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는 당초 "개별 기업의 장점을 고려해 투자액에 비례한 보조금 지급"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설비 투자액 대비 5~15%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4.2%로 인텔과 TSMC의 8.5%와 10.2%에 비해 비교적 협상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정부에 반도체 보조금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 리넬 멕케이 국장은 보조금 지급 여부와 시기에 관해 "각 기업의 신청서가 접수되면 D램·첨단 반도체 등 개별 기업의 장점을 기반으로 평가해 협상한다"며 "이미 신청한 기업들의 보조금 지급 여부는 올해 내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기업의 투자액 규모뿐만 아니라 미국에 짓는 공장의 특성이 보조금 지급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와 관련된 HBM의 패키징 기술에 특화된 만큼 미 정부와 보조금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공장에 대해 '미국 반도체 산업 활성화 노력에 걸림돌인 첨단 패키징을 해결할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제시한 최대 한도인 15%를 적용했을 때 SK하이닉스가 받을 수 있는 보조금 규모는 5억8050만 달러(약 7860억원)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비율만큼 받는 경우 약 5억4954만달러(약 7685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보조금 수령 시점은 삼성전자가 보조금을 받는 데까지 약 2년 6개월이 소요된 것을 고려했을 때 SK하이닉스도 최대 2년이 예상된다.

    다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자국 기업 보호를 우선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한 반도체 지원법 기조를 유지하되 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트럼프 누가 당선되든 반도체 보조금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트럼프가 당선되면 자국 기업을 향한 지원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