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2020년 MSD에 1조 규모 NASH 치료제 라이선스 아웃유한양행 "최근 MSD와 많은 논의를 이어가며 협업 진행 중"기술수출, 임상 1상 전 단계에서 최대한 빨리 이뤄지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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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 기자
    한미약품이 MSD에 기술수출을 통해 긴밀한 협업 관계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도 최근 MSD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네트워크 강화 및 연구개발(R&D) 혁신기술 교류 기회를 마련하고자 'KHDI-MSD, 리서치 데이'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서 발표 세션을 담당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글로벌 파트너십 사례에 대해 공유하며 MSD가 갖고 있는 R&D 영역에서의 강점에 대해 강조했다. 

    발표 세션을 담당한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 바이오신약 총괄 상무이사는 "MSD는 다른 글로벌 기업과 차원이 다르다"며 "사이언스 기반한 신약후보물질에 진심인 회사다"라고 MSD에 대해 극찬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얀센에 최초 라이선스 아웃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양사의 이견에 따라 권리 반환된 이후, 비만감소 효과를 새롭게 찾아 적응증을 변경한 뒤 2020년 8월 MSD에 8억6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 NASH 치료제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새롭게 체결한 바 있다. 

    MSD와 새롭게 체결된 라이선스 아웃은 기술수출 반환을 신약개발 실패로 규정하는 한국 제약산업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혁신 사례가 됐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로 한미약품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파이프라인이다. 

    최 상무이사는 MSD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MSD는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를 개발한 기업으로, 체계적인 R&D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MSD의 차별화된 강점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수출 이후 정기적 미팅만 진행되는데, MSD는 정기적 미팅 외에도 지속적으로 많은 논의를 진행하면서 보다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과의 MSD의 파트너십이 연결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최 상무이사는 "한미약품은 R&D에 진심인 회사로 굉장히 많은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신약 또한 매년 20건 이상이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인위적으로 확대한 측면도 있지만,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학회와 행사 등을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MSD는 국내 제약바이오 상당수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고, 신약개발에 대한 포지션이 한미약품과 잘 맞았다"며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것도 어떤 파너트링을 구축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MSD는 사이언스에 기반한 회사로 MSD와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MSD에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기술수출한 만큼 자세한 임상현황 및 중간결과 등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 김열홍 R&D총괄사장도 "그동안 MSD와 긴밀한 협업이 없었지만, 최근 많은 논의를 이어가며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MSD와의 파트너십을 예고했다. 

    김 총괄사장은 예전에는 기술수출이 임상진입 등 어느 정도 진행이 돼야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임상1상 전 단계에서 최대한 빨리 이뤄지는 편으로, 기술수출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후보물질을 잘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유한양행 또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기술수출이 후보물질 단계에서부터 일찍이 이뤄지는 만큼 처음부터 믿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협업이 필요하다"며 "그 다음에는 PFC(프로젝트집중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다양한 모델을 통한 후보물질 발굴에 강점을 갖고 있고, 임상시험 인프라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며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등에 대한 공감과 이해, 등 파트너십이 시작되면서 나중에 결과 도출까지 진행하는 것을 모델로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