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관 공사 완료 후 미래 의료기관 패러다임 제시병상 수 확대 대신 환자 1인당 공간 확보다학제 넘어 '초협진' 체계로의 전환중증·필수의료 개선, 핵심 축으로 작용
  • ▲ 한승범 고대안암병원장. ⓒ고대안암병원
    ▲ 한승범 고대안암병원장. ⓒ고대안암병원
    "소위 '빅6병원'으로 여겨지는 고대안암병원은 기존의 구분법처럼 병상 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의료전달체계 상 최상위 그룹인 상급종합병원의 진정한 역할론을 제시할 것이다."

    최근 본보와 만난 한승범 고려대학교안암병원장(정형외과)은 약 10년간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던 대규모 병원 공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됨과 동시에 새롭게 변화하는 기점에 서 있다고 밝혔다. 

    한 병원장은 "한정된 의료자원과 인력,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하면서 각 병원 종별 기능이 제대로 정립돼야 할 상황"이라며 "우리는 중증질환자의 최종치료에 무게감을 두고 필수의료 공백을 막으면서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병상 수와 연간 진료비 총액만을 두고 좋은 병원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며 "빅6에 진입한 고대안암병원은 기존과 다른 한 단계 진일보된 의료기관 모델을 구축해 일련의 보건의료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의지는 고대안암병원의 확장된 공간에도 꼼꼼히 반영됐다. 기존 대비 2배 규모로 몸집을 키웠지만 병상 수는 그대로다. 환자 1인당 공간을 확대해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다. 

    ◆ 대형 프로젝트의 결과물… 중증질환의 최종 도착지로 

    고대안암병원은 10여 년의 대형 프로젝트를 거쳐 스마트병원으로의 전환과 중증질환의 최종치료기관으로의 색깔을 명확히 드러냈다. 

    새로이 바뀐 공간에서도 중증질환 최종치료기관으로서의 사명과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담겼다. 

    먼저 응급의학센터다. 서울시 동북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고대안암병원은 기존 본관에 있던 응급의학센터의 공간을 새로 조성된 1층으로 확대 이전했다.

    이미 안암병원은 신관을 부분 오픈한 2021년, 중증질환 및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암병원,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 등을 확대하여 전면 배치한 바 있다. 

    한 병원장은 "중증, 필수의료의 전면 배치는 최상위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이자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실천"이라고 설명했다. 

    3층의 암병원에서는 각 암종별 특화진료가 가능하다. 갑상선센터, 여성암센터를 비롯해 암의 부위와 특성에 따른 협진이 이뤄진다. 검사와 진료, 항암치료까지 한 공간에서 모든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4층의 심혈관센터는 반도체 제조공정과도 견줄만큼 먼지없는 환경의 청정시술실을 갖추고 있으며, 뇌신경센터는 신경과와 신경외과, 신경생리검사실 등 뇌-척추 신경에 대한 체계적인 진료를 실현하고 있다.

    한 병원장은 "각 센터에서 세계적 수준의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진료지원부서에서도 최상의 인적자원을 활용하고자 지속적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최북단의 CAR-T 세포치료센터를 준비 중으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는 최신항암치료도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 약 10년간 진행된 대규모 프로젝트를 마친 고대안암병원 전경, ⓒ고대안암병원
    ▲ 약 10년간 진행된 대규모 프로젝트를 마친 고대안암병원 전경, ⓒ고대안암병원
    ◆ 다학제 넘어 '초협진'… 스마트병원 전환 가속도 

    다학제 협진은 상급종합병원이 수행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1명의 환자를 두고 여려 진료과 전문의들이 최적의 계획을 도출하는 것은 맞춤형 진료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은 다학제를 넘어 '초협진'을 표방하며 차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 병원장은 "초협진 진료는 진단부터 치료 후 추적관찰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개념의 진료프로세스"라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진료과간 유기적인 협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국민 의료비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의 한계가 드러난 가운데 환자의 불필요한 내원 횟수를 줄이고 검사와 치료의 대기시간을 단축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고대의료원의 독보적 체계인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활용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환자가 외래에 방문하면 혈압, 체중, 신장 등의 기초측정데이터를 IoT를 통해 입력되고 검사만 하면 자동으로 의료데이터가 P-HIS로 전송된다. 

    의료진은 음성으로 차트를 입력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외래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편리하고 정확한 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 

    진료의 효율성을 높여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병동 또한 무선네트워크와 IoT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병동 솔루션을 구현했고 실시간 병상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한 병원장은 "초협진과 스마트병원 체계는 미래의료에 부합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될 것"이라며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환자중심 혁신모델을 만들어내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