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쟁사 '원 트랙' 전략… '자체 AI' 매진SKT, 자체 AI 외 美 챗GPT, 앤트로픽 AI 등 도입총 3가지 모델 확보… '생태계 확장·글로벌 진출' 고지 선점 총력
  •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SK텔레콤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SK텔레콤
    SK텔레콤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 가지 초거대 인공지능(AI)을 확보하고 있다. 자체 초거대 AI뿐만 아니라 미국산 초거대 AI 2종까지 도입하는 ‘쓰리 트랙’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1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는 총 3종류의 초거대 AI를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 자체 초거대 AI ‘에이닷’ ▲미국 오픈AI의 챗GPT를 적용한 ‘챗T’ ▲미국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공동으로 개발할 초거대 AI가 여기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의 ‘쓰리 트랙’ 전략은 자체 초거대 AI에 ‘올인’하는 경쟁사들과 대조된다. 국내에서 초거대 AI를 개발하고 있는 주요 기업은 KT, 네이버, LG 등인데, 이들 모두 자체 초거대 AI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복수의 초거대 AI를 확보함으로써 ‘맞춤’ 서비스를 통해 생태계 확장 및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한국에서 초거대 AI로 비즈니스를 하더라도 (언어장벽으로 인해) 글로벌 전략을 세우기가 굉장히 어렵지만 SK텔레콤처럼 직접 (투자로) 들어가면 글로벌 전략이 가능하다”며 “(초거대 AI) 엔진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KT에 없는 (앤트로픽) 초거대 AI 모델을 확보할 수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노하우도 배우고 때에 따라서 인재 영입도 가능하다”며 “초거대 AI 싸움은 단일기업 싸움이 아니고 생태계 싸움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굉장히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달 오픈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에 1억달러(한화 130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다양한 초거대 AI 모델을 확보함으로써 SK텔레콤의 ‘맞춤’ 글로벌 전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중동, 유럽,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통신사들과 ‘AI 통신사 연합’을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함께 아랍어,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 등 ‘다국어’ 초거대 AI를 개발해 현지 통신사들에게 현지 언어로 초거대 AI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미 국내에서 초거대 AI 모델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감성형 챗봇 ‘이루다’로 잘 알려진 스캐터랩에 150억원을 투자하고 공동으로 AI를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같은 달 네이버에서 초거대 AI를 총괄하던 정석근 최고전략책임자를 SK텔레콤 글로벌·AITech 사업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국내외 초거대 AI 모델 4~5가지를 확보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AI 컴퍼니’로 도약 및 전환의 원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 특유의 자본력을 앞세워 AI에 ‘분산투자’를 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의 2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5579억원으로, 복수의 초거대 AI 확보에 필요한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추고 있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 겸 부사장은 이달 진행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