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19일 조합설립총회 개최 예정두 후보자 모두 사업 추진 속도 '공약'재건축 기대감에 거래·실거래가 상승GTX 및 정비계획 수정, 분담금 등 과제
  •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뉴데일리DB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뉴데일리DB
    서울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조합설립 총회 및 조합장 선출 계획이 확정되면서 오랜 숙원사업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GTX-C노선의 지하 통과 문제 등으로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난관이 적잖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1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조합총회를 개최하고 조합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2003년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0년 만이다.

    조합장 후보로는 이재성 전 은마소유자협의회 대표와 최정희 은마재건축추진위원장 두 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는 '2년 내 이주 개시' 등 재건축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공약을 내걸었다.

    1979년에 준공돼 올해 건립 44년 차를 맞은 은마아파트는 1998년 재건축사업 추진을 결정한 이후 2010년 안전진단 문턱을 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정비계획 심의는 지난해 10월 통과했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14층, 28개동, 4424가구 규모의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33개동 총 5578가구(공공 678가구)로 탈바꿈한다. 일반분양 분은 771가구로, 2027년 착공·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5조원에 달한다.

    추진위는 연내 조합설립인가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건축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기대감에 은마아파트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18일 기준 올해 은마아파트 거래량은 총 80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3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28% 증가한 수치다.

    집값도 상승세다. 1월 전용 76㎡의 경우 17억~18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22억원대에 거래되며 3억원 이상 올랐다. 전용 84㎡도 1월 21억원대에서 7월 24억~26억원대로 매매가가 5억원 안팎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GTX-C 노선의 단지 지하 관통 문제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주민들은 해당 노선의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단지를 통과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정비계획상 지하주차장을 증설해야 하는 상황에 주차장과 열차 선로 간격이 얼마 되지 않아 안전상 불안하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GTX 사업시행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한화·동부건설)이 자신들을 속였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GTX-C 노선 우회를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달 7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대안이 논의되는 등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국토부는 원안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합의점이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뉴데일리DB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뉴데일리DB
    기존 정비계획을 '최고 49층'으로 수정하는 것과 조합원 추가분담금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은마아파트의 추정 일반분양가는 3.3㎡당 7100만원이다. 현 계획안대로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최고 7억원에 달한다. 추진위는 층수를 높이고 가구 수를 늘려 분담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시공사를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마아파트는 2002년 삼성물산과 GS건설(당시 LG건설) 컨소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현재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시공사를 선정하지만, 당시에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전이라 미리 시공사 선정이 이뤄졌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수주 현황에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명시하지 않은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날 "당시 도정법상 추진위 설립 이후 시공사 선정이 가능했는데 수주계약이라기보다는 시공권 확보의 개념"이라며 "공식적으로 사업시행인가가 나오고 나면 해당 내용에 대해 명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고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철근 누락' 사태로 인해 건설업체들이 수주를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어 시공사 재선정시 사업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올해 1월 통합리모델링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의 경우 추진위 발족 당시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7개 건설사가 홍보 현수막을 걸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남산타운 통합추진위 관계자는 "최근 철근 누락이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등으로 시장 전반이 뒤숭숭하다"며 "시공에 관심을 보인 곳들이 있긴 하지만 실제 입찰 프로포절(사업제안)에 참여할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인상으로 늘어난 공사비도 관건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대문구 홍제3구역 일대 재건축을 추진 중인 홍제3구역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다음 달 정기총회에서 '현대건설 시공사 계약 해지'를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2020년 조합과 3.3㎡당 공사비 512만원에 시공 계약을 맺었지만, 올해 약 900만원까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 탓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로 전월대비 0.05%p, 전년동월대비 2.64%p 증가했다.

    3.3㎡당 공사비 '1000만원 시대'가 도래하면서 △부산시민공원 촉진2-1구역(GS건설)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조합(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등도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한 바 있고, 부산 초량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호반건설과 같은 이유로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