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감 후 엔비디아 실적 발표, 2분기 매출 시장 예상치 상회시간외거래 엔비디아 9% 폭등…나스닥 선물 지수 2.6% 급등 지지부진 흐름 국내 반도체주, 하반기 주도주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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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가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반도체주들에도 훈풍이 들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23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135억10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2.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추정치 110억2200만달러, 2.09달러를 훌쩍 웃돈 수치다.

    게임분야 사업이 매출은 24억9000만달러로 예상치(23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클라우드서버와 관련한 데이터센터 매출은 103억2000만달러로 예상치(80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더욱 놀라운 건 3분기 전망이다. 기존 126억1000만달러 예상보다 70% 이상 성장이 가능한 약 160억달러의 3분기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70% 늘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이사회가 2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예상을 월등히 뛰넘은 실적 공개에 AI 랠리가 증시에 더 많은 모멘텀을 몰고 올 거라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장 마감 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0% 나스닥 지수는 1.59% 올랐다. 

    엔비디아(3.17%)뿐만 아니라 AMD(3.57%), MS(1.41%) 등 AI 수혜주를 비롯해 테슬라(1.57%), 애플(2.19%) 등 기술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오후 5시 기준(현지시각) 시간 외 거래에서도 엔비디아는 9% 이상 급등하며, 사상 처음 510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간 다우 선물은 0.67%, S&P500 선물은 1.73%, 나스닥 선물은 2.62% 각각 급등했다. 선물이 2% 이상 급등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에도 훈풍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반기 반등이 기대됐던 반도체주들은 그간 예상보다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용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사실상 석권하고 있다는 점에서 HBM 수요 확대의 실체적 지표인 이번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시장 관심은 컸다. 

    AI 설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요한 HBM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최초 개발해 지난해 기준 글로벌시장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고성능 D램인 5세대 HBM를 세계 최초로 개발, 이는 엔비디아가 내년 하반기에 공개할 차세대 AI가속기 GH200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일괄생산 체제를 구축한 유일한 업체로 내년부터 전 공정에 턴키 방식을 적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 글로벌 점유율은 40%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5세대 HBM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 주도주는 반도체주가 될 것이라는 데에 기대가 실린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초 2차전지와 함께 주목받은 테마는 AI"라며 "하드웨어 측면에서 HBM 수혜가 가장 큰 만큼 이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수급이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의 경우 지난달 DRAM 가격이 하락세를 보여 국내 반도체 실적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긴 했지만 AI 시장에서 HBM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주도주가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