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부담에 라면 수요 증가와인 매출 꺾였지만 소주 판매량은 ↑설화수 대신 다이소 화장품 찾는다
  • ▲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가성비 식품인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심, 오뚜기, 삼양라면 등 라면업체 매출 역시 크게 증가했다.ⓒ연합뉴스
    ▲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가성비 식품인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심, 오뚜기, 삼양라면 등 라면업체 매출 역시 크게 증가했다.ⓒ연합뉴스
    경기 침체에 금리 인상, 고물가가 겹치면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면서 이에 따른 트렌드도 변하는 중이다. 소비자는 최저가를 찾고 보다 저렴한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불황에 잘팔린다는 저렴한 라면과 소주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트렌드의 이면에는 작은 사치를 즐기는 ‘스몰 럭셔리’도 부상 중이다. 뉴데일리는 최근 변화하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예로부터 불황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불리는 몇 가지가 있다. 대표 서민음식으로 꼽히는 라면과 소주다. 다른 먹거리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물가 부담이 심화되는 시기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하는 음식으로 꼽히는 것.

    최근 고물가에 불황 조짐이 이어지며 라면과 소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속설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25일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국내 라면 수요는 지난해 물량기준 39.5억개에 달했다. 전년보다 4.2% 증가한 수치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 연평균 성장률은 1.1% 수준이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라면 수요는 올해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라면 업체들의 내수 매출도 늘었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375억원, 영업이익 53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11%, 1162.5% 증가했다. 국내 매출은 5958억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는데, 이 중 내수 라면 매출은 3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오뚜기 역시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85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2%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전년보다 35.4% 늘었다. 오뚜기 측은 라면·소스류·간편식 등 판매 증가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2854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61% 증가했다. 이 중 면·스낵 총매출은 2676억원이었는데 이 중 내수가 809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으로 비축수요가 증가했던 2020년 이후에도 라면은 맛, 안전성, 편리성, 보존성, 경제성의 5가지 측면에서 가치가 부각 받으며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라며 "전세계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부담 속에서 식사대용으로 더 주목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 ▲ 서민 술을 대표하는 소주 매출이 올해 눈에 띄게 늘었다. '새로' 소주 등을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 2분기 소주 매출은 전년보다 28.4% 증가했다.ⓒ연합뉴스
    ▲ 서민 술을 대표하는 소주 매출이 올해 눈에 띄게 늘었다. '새로' 소주 등을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 2분기 소주 매출은 전년보다 28.4% 증가했다.ⓒ연합뉴스
    고물가 부담에 값싼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편의점 GS25에서 올해 상반기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신장했다. CU 역시 상반기 소주 매출이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소주 매출은 85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668억원보다 28.4% 늘었다. 같은 기간 와인 매출이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21.7%나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고물가 동향으로 주류 소비가 위축되며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2분기 소주 매출은 370억원으로, 전년 391억원보다 5.3% 가량 감소했다. 경쟁사 제품 판매 호조, 맥주 신제품 마케팅 집중 등의 영향이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 매출 증가분을 고려했을 때 소주 시장 자체는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화장품업계에서도 불황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불황을 대표하던 '립스틱 효과'는 아니지만, 저가 화장품이 인기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줄고 중저가 브랜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2분기 국내사업 매출은 55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6% 감소했다.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은 12% 꺾였다. LG생활건강 역시 화장품 사업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7805억원에 그쳤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의 화장품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다이소 화장품 매출은 올해 1~6월 전년 대비 약 70% 정도 신장했다. 기초화장품은 약 90%, 색조화장품은 약 50% 매출이 늘었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에서는 신진 브랜드가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CJ올리브영이 지난 3월 올영세일 기간 매출 분석 결과, '퓌(fwee)', '일소(ilso)', '성분에디터', '무지개맨션'이 단일 브랜드 기준 매출 순위 100위권에 들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올리브영에 입점한 신진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