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전시 집중한 IFA…대규모 전시 대신 고객선 미팅 목적中 휩쓴 IFA 대신 밀라노 가구박람회 등서 프리미엄 제품 중심 전시 시도비중 커진 전장사업…IAA 등 자동차 박람회 중요도 더 높아져
  • ▲ IFA 2023이 열린 메세 베를린 전경 ⓒ장소희 기자
    ▲ IFA 2023이 열린 메세 베를린 전경 ⓒ장소희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스마트폰 중심에서 반도체, 차량용 전장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전시 참여 전략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하반기를 대표했던 3대 가전 전시회 중 하나인 독일 'IFA' 비중이 줄고 세계 3대 모터쇼로 유명한 'IAA'에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가전·IT 전시회를 비롯해 모터쇼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일부터 5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이 예년 대비 간소한 규모로 전시장을 꾸리고 제품 전시보다는 거래선 미팅과 전략 회의 등을 중심으로 일정을 마쳤다.

    무엇보다 이번 IFA 2023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반에 공개하는 전시 제품 대수가 확연히 줄었다. 예년과 비슷한 전시관 규모에도 불구하고 핵심 제품 몇 가지면 전시하고 대신 주력 서비스나 플랫폼 등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이번 IFA 핵심 주제가 '지속가능성'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지속가능 기술과 전략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존'을 따로 꾸려 현재 삼성이 수립하고 있는 지속가능성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넷제로하우스'나 친환경 소재 등을 제품에 활용한 예시를 다양하게 보여줬다.

    LG전자도 전시관 전체 콘셉트를 '지속가능한 마을'로 두고 전시 구조물 등을 최소화하고 제품 전시를 대폭 줄였다. 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화려한 조형물들을 설치해 주목받았던 CES 전시 등과는 달리 이번 IFA에선 TV 제품 전시 마저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주거 솔루션인 'LG 스마트코티지' 같은 체험 공간을 전면에 앞세웠다.

    이는 IFA가 과거 일반 소비자들까지 대상으로 열렸던 전시였던 반면 최근 B2B 성격으로 바뀐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IFA 2023 현장에는 일반 소비자들보다는 비즈니스 미팅을 목적으로 참여한 관람객들이 주를 이뤘고 전체 관람객수도 예년 대비 꽤나 줄어든 모습이었다.

    삼성과 LG도 이번 IFA에서 유럽시장 주요 거래선들을 만나고 이들에게 앞으로 출시할 신제품 방향을 공유하는 등의 비즈니스 미팅 중심으로 일정을 이었다. 핵심 거래선들에게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을 따로 꾸려 프라이빗 하게 전시를 진행하는 데 주력했다.

    기존 3대 가전 전시회 중에서 연초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인 미국 'CES'만 여전히 건재한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전시회 'MWC'나 독일 IFA는 비중이 줄고 비즈니스 전시 중심으로 활용 방향을 바꾸는 추세임을 실감할 수 있다.

    가전 분야에선 오히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밀라노 가구박람회'나 '디자인 위크' 등이 새롭게 떠오르는 행사다. 삼성과 LG가 프리미엄 가전 사업에 집중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있어 글로벌 최대 규모의 가구박람회나 디자인 행사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데 오히려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과 LG는 최근 몇 년동안 매해 나란히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참석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각 사의 최고경영진들도 현장을 방문해 글로벌 유수의 가구, 디자인 회사들과 협력을 논의하고 실제로 이들과 협업한 결과로 제품을 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 ▲ 'IAA 2023' 삼성전자 전시장 전경 ⓒ삼성전자
    ▲ 'IAA 2023' 삼성전자 전시장 전경 ⓒ삼성전자
    차량용 전장 분야가 삼성, LG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가전쇼 대신 모터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IAA 모빌리티(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2023'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처음으로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IAA는 세계 3대 모터쇼로 꼽히는 동시에 유럽 최대 규모로 열리는 행사로, 글로벌 톱티어 완성차업체들의 주도 아래 전장 기업들도 대거 참석하는 전시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은 이번 IAA에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초고사양의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비롯해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등의 모델을 소개한다.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도 2025년 4나노미터(nm), 2026년 2nm 차량용 공정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기반으로 이번 행사에 참가해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

    LG전자는 본격 흑자 시대를 여는데 성공한 전장사업을 글로벌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번 IAA 참가를 결정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이 자리에서 LG전자 모빌리티 사업 비전인 '알파블(Alpha-able)'을 선포하는 등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앞으로는 모터쇼에서 삼성과 LG가 역할을 더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IAA 참가를 계기로 내년부턴 미국, 중국 등에서 열리는 모터쇼에도 새롭게 참여하거나 전시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