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편의부터 '초개인화' 맞춤 상품 추천기업-소비자 사이에 위치한 셀러 위한 실시간 가격 대응까지물류부터 배송까지 효율화 극대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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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에서 올해 경영에 빠지지 않는 화두는 바로 인공지능(AI)다. 최근 수년간 IT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AI의 급격한 발전은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탄생과 함께 본격적인 소비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고객 응대부터 소비 동향 분석, 상품 디자인부터 개발까지 유통업계 곳곳에서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통업계의 AI 혁명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유통기업들이 AI를 활용하는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적재·물류·배송 등 퍼스트-미들 마일을 비롯해 알고리즘 위주로 활용되던 AI는 이제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영역까지 다가왔다.

    구매 패턴을 인지해 맞춤 상품을 제안하는 ‘초개인화’부터 자영업자에 도움을 주는 발주·판매 최적화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되고 있다.

    ◇ 커지는 AI 시장 규모… AI는 ‘필수’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6123억원에서 오는 2027년 4조46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인원도 증가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AI 관련 산업 인력 수는 5만1425명으로 전년 대비 약 21% 증가했다. 관련 기업 수도 2021년 1365개에서 지난해 2354개로 늘어났다.

    AI 사업의 확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1502억달러, 우리 돈 200조원인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평균 36.8% 성장을 이어가 2030년 약 180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디지털환경과 연계해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서는 세분화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정제해 마케팅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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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백화점
    ◇ 쇼핑·편의성 극대화 나선 백화점 업계

    백화점 업계에서는 소비자 편의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AI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오프닝 이후 증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개선하고 쇼핑을 촉진시키기 위함이다. AI가 통역한 메시지를 번역해 스크린에 띄워주는 방식으로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13개 국어의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다.

    현대백화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판교점에서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반응하는 소통형 AI 로봇 ‘스텔라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앞에 선 고객의 시선을 따라 눈을 마주치고 고객 질문에 음성, 텍스트, 영상 등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마케팅 광고 문구를 제작하는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연내 고객 상담실 등에서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고객 민원 응대에 투입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AI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언어 데이터 및 전문번역 서비스 기업 플리토와 AI 기반 메뉴 번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입점한 총 54개 외식 브랜드를 대상으로 디지털 메뉴 번역을 제공한다. 영어, 중국어 간체·번체, 일본어, 태국어 등 총 8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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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마트
    ◇ ‘가격·품질’ 우선… 상품에 집중하는 대형마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온라인에 주도권을 빼앗긴 대형마트들은 ‘신선상품’을 차별화로 앞세우고 있다.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오프라인의 장점을 AI를 통해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 기반의 AI를 활용한 품질 판단 시스템이다. 이른바 ‘비계 삼겹살’을 원천으로 차단하기 위해 AI 장비가 삼겹살의 단면을 분석해 살코기와 지방의 비중을 확인하고 과지방 삼겹살을 선별하는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신세계도 이마트 산하에 AI·데이터 기술 관련 본부를 신설하고 AI를 상품추천과 리뷰 등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추천, 할인행사 설계 등 업무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고객이 남긴 상품 리뷰를 분석하고 부정 반응에 대응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홈플러스는 AI를 활용한 최저가 가격 책정에 나서고 있다. AI최저가격은 매주 선정한 시즌 핵심 제품을 마트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기반의 가격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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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업계, 트렌드 선별부터 가맹점주 지원까지

    편의점 업계는 가맹점주들을 위한 AI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발주부터 가맹점 계약과 상품 이미지 제작 등 점포 운영에 관한 전 분야가 대상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최첨단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AI-FC(AI Field Coach: 인공지능 운영관리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AI-FC는 편의점 운영 효율 개선을 위해 세븐일레븐, 롯데이노베이트, 랭코드가 협업해 개발한 점포 어시스턴트 챗봇이다. 가맹점은 AI-FC를 통해 기본적인 POS 사용법부터 발주, 상품, 행사 정보,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GS25는 디자인부터 콘텐츠 제작, 매장 운영,  안전관리까지 다방면에 걸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고객 구매 자료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다. AI 편의점 파트너는 편의점 매장 별 특성에 맞춰 상품 추천, 최적의 매대 진열 전략, 수요 예측을 통한 발주량 안내 등의 세밀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U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드랩’과 손을 잡고 AI 이미지 자동 생성 기술을 적용한다. 커머스앱 포켓CU와 CU 편의점 운영에 사용되는 상품 이미지 제작에 활용될 예정으로, 상품 이미지 제작에 고정적으로 드는 시간과 비용 감축 효과가 있다.

    이마트24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상품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점포와 유사한 점포를 알고리즘으로 찾은 뒤 유사점포에서 판매량이 높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가맹점주는 AI 상품추천 서비스를 통해 최근 일주일간 유사점포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상품 25개를 추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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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커머스, 물류부터 고객 맞춤까지 ‘AI’로

    쿠팡은 상품부터 물류·판매까지 전 분야에서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대구 풀필먼트센터 역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물류센터다.

    쿠팡은 기존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계절과 지역, 세일 등에 따른 구매 패턴을 파악해 전국 100여개 풀필먼트센터로 보낸다.

    이후 실제 주문이 들어왔을 때 빠르게 출고할 수 있도록 상품의 위치를 재배치해 동선을 정립한다. 주문 완료되면 어떤 상품을 차량에 실을지, 어느 위치에 배치할지도 AI가 판단한다.

    주문 상품을 포장하는 과정에서도 피킹로봇(AGV)과 자동포장기(오토배거)가 함께한다. 작업자는 움직일 필요 없이 여러 물건이 진열된 선반을 들어다 주는 피킹로봇을 통해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부터 머닝러신을 활용해 ‘가격최적화’에 나서고 있다.상품, 주문 데이터와 외부 가격 데이터를 참고해 자동으로 최적화 된 가격을 설정한다. 온라인 유통 특성상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가격을 대응하기 위함이다.

    소비자를 위한 리뷰 요약 기능도 도입했다. 해당 기능은 SSG닷컴의 자연어 처리 기술력과 생성형 AI GPT 기능을 결합해 만든 것이다. AI가 상품의 특성 및 긍정, 부정 키워드를 골라내 속성별로 리뷰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주요 표현을 추출해 요약 리뷰로 완성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