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방사선사·응급구조사 등 협의체 배제 논란 병원 내 간호사 특혜·독점 반대하는 약소직역 분통 미국서는 환자접촉 있는 유관 직종에 자격부여
  • ▲ 지난 5월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이 나온 이후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고대안암병원을 찾아 PA 간호사들을 만나 현장을 점검했다. ⓒ보건복지부
    ▲ 지난 5월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이 나온 이후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고대안암병원을 찾아 PA 간호사들을 만나 현장을 점검했다. ⓒ보건복지부
    PA(진료보조인력)는 의료법상 불법이지만 의료현장에서 빠지기 어려운 존재가 돼 정부 주도로 양성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타 의료직역이 빠져 간호사 특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직역 갈등이 재점화된 양상이다.

    13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등 5개 단체는 "PA개선 협의체에 우리 단체들이 빠진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는 약소직역을 배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대한간호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병원간호사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한의학회 소속 위원들로 협의체를 꾸렸다. 

    문제는 PA가 간호사로만 국한된 자격이 아닌데도 타 직역이 빠진 채 논의를 진행함에 따라 간호사만을 위한 특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등이 협의체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실제 PA 활성화가 이뤄진 미국의 경우 단일직종이 아니라 다양한 직종에 문을 열어뒀고 자격조건도 설정됐다. 

    구체적으로 학사학위를 통해 PA 자격을 얻을 수 있는데 ▲생명과학 분야 5과목 이상 ▲화학 및 실습 2과목 이상 ▲ 통계학 1과목 이상을 수료하고 1000시간 이상의 환자접촉 경험을 확보하는 등 기준이 설정됐다. 

    이날 박시은 전국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장은 "PA개선 협의체에 간호사만을 포함해 관련 논의를 지속하는 것은 의료현장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의료인력 자원 편중의 불균형을 넘어 회복하기 힘든 상태로 고착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불균형과 고착화는 합리적 인력 활용의 기회를 제한하며 독과점을 양산해 수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며 "다양한 직종서 참여해야만 하는 PA 행위의 전문성 또한 담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간호사로 좁혀진 PA개선 협의체 가동으로 인해 직역갈등의 규모가 제2 간호법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초에 간호법이 병원 밖 간호사의 업무범위 확장을 타 직역이 반대하는 상황이었다면 PA 양성화는 병원 내 간호사의 업무가 타 직역의 영역을 침해하는 구조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PA개선 협의체 참여를 요구하는 5개 단체는 "PA는 단일직종에게 부여되는 자격이 아님을 명확히 인식해 '다직종 개방형 인력'이라는 구조가 만들어져 한다"며 "당장 논의구조의 확대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