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R&D부문 물적분할로 적자 벗어날 듯JW중외제약·대원제약 등 최대 매출 기대감동화약품, 일반약 넘어선 사업다각화 추진
  • ▲ (왼쪽부터)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 JW중외제약 이경하 회장, 대원제약 백인환 사장, 동화약품 윤인호 부사장 ⓒ각 사
    ▲ (왼쪽부터)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 JW중외제약 이경하 회장, 대원제약 백인환 사장, 동화약품 윤인호 부사장 ⓒ각 사
    제약업계 오너 3·4세들이 다양한 방식의 체질개선으로 실적 부진을 털고 흡족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사업다각화 등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이 확대되는 가운데 오너 3·4세가 이끄는 제약사들이 실적개선으로 성과를 내고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일동제약이다. 일동제약은 연구개발부문을 떼어 내 신약 R&D 전담 자회사를 신설하면서 4분기부터 적자의 늪을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성과 도출은 과제로 남아있다.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부회장)가 이끌고 있는 일동제약은 최근 몇년새 R&D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적자 폭이 매년 확대됐다. 2020년 영업이익 66억원에서 2021년 영업손실 555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지난해에도 7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일동제약의 R&D 투자비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1.1%로 10% 안팎을 유지하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2021년부터 19%대로 올라섰다. 매출액 대비 19%의 R&D 투자비율은 업계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결국 일동제약은 지난 5월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쇄신에 들어갔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했다. 또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ERP를 가동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조직을 '유노비아(가칭)'라는 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해 오는 11월 출범시킨다. 구조조정과 물적분할을 통해 비용절감 및 효율화 극대화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그룹 전체의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당분간은 위험부담을 안고갈 전망이다.  

    JW중외제약은 올해 들어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연매출 7000억원 돌파가 기대된다. 이로써 오너 3세인 이경하 회장 리더십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JW중외제약은 이경하 회장 체제 이후 영업이익률이 한자리수에 머무르며 한동안 침체를 겪어 왔다. 하지만 최근 3년새 지속적인 수익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패밀리'의 역할이 컸다. 리바로패밀리는 단일제 리바로를 비롯해 개량신약인 리바로젯, 리바로브이 등을 포함한 것으로,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가 5월부터 보험급여 확대 적용을 받으면서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특히 연내 발표될 아토피신약의 임상 결과에 따라 기업가치 상승도 예상된다. JW중외제약은 개발 중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임상 2b상을 완료했다. JW중외제약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은 2018년 덴마크 레오파마에 4억 200만 달러(약 48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됐다. 레오파마는 전세계 피부질환 치료제 시장 1위 기업으로, JW1601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만큼 글로벌 신약으로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대원제약도 올해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연매출 5000억원 달성이 전망된다. 오너 3세 백인환 사장이 취임한 이후 첫해 나올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사업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대원제약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M&A도 추진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최근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전에 참여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중국에서 시트 마스크팩 인기로 성장했지만 중국 매출이 감소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영능력을 보완하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원제약은 매출 성장을 통한 R&D 투자를 확대하며 신약개발에도 속도를 높인다. 특히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를 공동개발 하고 있다. DW-1022는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패치제로 개발하는 과제다. 최근 임상 1상 시험계획신청(IND)을 완료했다. 

    동화약품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은 일반약 중심으로 정체돼 있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미래먹거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베트남 약국체인을 인수하면서 캐시카우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동화약품은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 '중선 파마'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중선파마는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 개 약국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중선 파마를 통해 활명수, 잇치, 판콜 등 일반의약품의 베트남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동화약품이 사업확장을 기반으로 정체돼 있던 실적을 넘어서 올해 연매출 4000억원 고지를 넘어설지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3·4세의 성과가 두드러지는 제약사들의 공통점은 정체됐던 사업구조를 탈피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신사업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