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조 9700억, 9월 7조 100억신한 4.7조, 국민 3.7조, 하나 3.5조, 우리 2.2조 순 고금리 예금 만기 대비, 가계·기업대출 자금수요↑'조달 비용 증가→대출금리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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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시중은행이 8~9월 두 달간 은행채를 14조원 발행하며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가계 및 기업대출 증가로 자금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작년 말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고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가 다가오는 것도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주요인이다.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어 은행들 입장에선 조달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데, 이는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돼 서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은 8월과 9월 두 달간 총 13조 98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4조 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KB국민은행(3조 6700억원), 하나은행(3조 4500억원), 우리은행(2조 1600억원) 순이었다.

    4대 은행의 1~7월 은행채 발행 규모가 총 30조 1400억원인데, 이 액수의 절반에 가까운 14조원가량이 최근 두 달 사이에 집중 발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채는 지난달 3개월 만에 순발행(3조 7794억원)으로 돌아섰고, 이달에는 25일 기준 순발행 규모가 7조 15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은행들이 최근 채권 발행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작년 4분기 경쟁적으로 판매한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곧 도래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작년 9~11월 사이 증가한 정기예금은 116조 4000억원에 달한다. 

    은행 입장에선 기존에 들어온 자금이 재예치 되지 않고 이탈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가계와 기업 등의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4대 은행의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50조 2711억원으로 전월 대비 8149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2021년 말부터 꾸준히 줄다가 지난 5월 증가세로 돌아선 뒤 4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다. 이밖에 기업대출도 8월 614조 5745억원으로 한 달 만에 7조 6339억원 늘었다.

    한편, 일각에선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은행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은행들의 이러한 조달비용 증가가 결국 서민 대출차주들의 이자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3.930%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같은 날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지표인 은행채(AAA) 5년물 금리도 6개월 만에 4.5%대(4.517%)로 치솟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채권 발행이 경쟁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금리가 더 높아져 조달 비용 상승 요인이 된다"며 "이는 고스란히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