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순발행 8조 넘어금리도 4% 훌쩍… 발행 제한 조치도 풀릴 전망초우량 한전채도 발행 재개역대급 머니무브 현상 재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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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제한 조치를 4분기부터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가뜩이나 한전채에 밀려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채와 여전채의 설자리를 점점 좁아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초우량물인 은행채뿐만 아니라 한전채도 발행이 재개되면서 두 채권이 시장 자금 수요를 빨아들일 조짐이다. 

    지난 22일 기준 은행채 순발행액은 8조2600억원으로 지난달 발행액의 2배를 넘겼다. 지난 1월 3%대로 떨어졌던 은행채(AAA, 1년)금리도 지속적으로 올라 이달 4%대에 재진입했다. 

    한전채도 지난 11일부터 발행이 재개됐고, 금리 역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채권발행이 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금리가 올라간다.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채 규모만 124조원에 달하는데 상당 규모가 차환 형태의 채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발행한도 제한 해제시 은행들은 자금조달 수단으로 은행채 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경우 채권금리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대출, 예‧적금 금리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연말 레고랜드 사태로 퇴직연금발 머니무브가 발생한 바 있는데 은행채 발행 제한이 풀리면 이 같은 사태가 또다시 재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퇴직연금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로 작년 4분기 은행들이 연 5%대 고금리로 100조원의 예적금을 끌어모았는데 그 만기가 돌아오고 있고, 은행들은 이 예적금의 재예치를 유도하고 유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채 금리를 올리거나 자금유치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보험사 등 2금융권도 퇴직연금 사수를 위해 고금리를 제시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출혈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에 육박하고 있다. 2금융권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도 이달들어 연 4.17%까지 올랐다. 

    이러한 고금리 수신경쟁이 격화할 경우 조달비용 증가로 대출금리 상승을 초래하게 되고 결국 그 비용은 고객들에게 전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처럼 은행 등 일부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연말 금리경쟁의 도화선을 당기게 되면 대응여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중소형 금융사들은 역마진 등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