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 컨테이너에만 적용... 화물은 '천차만별'티맵, 알고리즘 접목... 처음 정한 가격으로 배차지난해 매출 1400억... 3년내 화물사업 가치 1조 도전유가·트럭기사 고령화·노조 문제는 숙제
  • ▲ 진성주 티맵 화물사업 총괄ⓒ김병욱 기자
    ▲ 진성주 티맵 화물사업 총괄ⓒ김병욱 기자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가 37조원으로 평가받는 국내 ‘미들마일(Middle Mile)’ 화물운송 시장 새판짜기에 나선다. 티맵 알고리즘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을 적용해 고무줄식 운임 요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티맵에 따르면 2026년까지 화물사업 가치를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의 우버 프라이트(Uber Freight), 콘보이(Convoy) 등의 글로벌 DFM(Digital Frieght Matching, 디지털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들을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미국, 스페인, 중국 등에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자동적으로 화물의 운임 요금이 정해지고 배차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도 전화 등 수동으로 가격 협상이 오가는 실정이다.

    이에 티맵은 지난 2월 DFM 플랫폼 ‘티맵 화물’ 출시했다. 화주가 화물의 종류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목적지까지의 거리, 날씨, 요일 등을 고려해 티맵의 알고리즘이 운임 요금을 정해준다. 차주가 이를 수락하면 배차가 이뤄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가격으로 투명하게 운임 요금이 책정되는 것.

    진성주 티맵 화물사업 총괄은 “화물 물류는 물건의 특성에 따라서,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기존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신뢰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가 기준이 없어 싸우는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티맵은 이를 디지털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 총괄은 컨테이너처럼 규격화된 물량일 경우 안전운임제 적용을 통해 거리 기반으로 표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지만 화물에 적용하기엔 어렵다고 지적했다. 

    티맵은 알고리즘이 최초 정한 운임 요금으로 화물 배차가 성공률이 9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에는 ▲실시간 데이터(화물차 수요·공급 현황) ▲외생 변수(기온·강수량·적설량·풍속) ▲운송 조건(상하차 위치 및 일시·화물 차종 및 톤수·운송 거리 및 품목)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과거 배차 이력·실시간 운송 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송지원 티맵 화물 총괄은 차주들이 화물은 주선해주는 ‘주선사’와 콜을 주는 ‘정보망’ 사업자로부터 이중으로 비용을 내고 있어 중간에서 한 번만 수수료를 챙기는 티맵 화물을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총괄은 “시장이 5~20%로 (수수료가) 형성이 돼 있다고 봤을 때 티맵은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총괄은 티맵의 데이터를 활용해 차주들이 한 종류의 화물을 편도로 운송하는 게 아니라 복수의 화물을 왕복으로 운송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티맵을 활용해 최적의 동선을 제공하고, 화물을 맡긴 화주들은 택배처럼 화물의 실시간 동선 및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맵에 따르면 지난해 화물사업의 매출은 1400억원 수준이었다. 티맵은 3년 내 화물사업의 가치를 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인데, 매출을 곱해 기업가치를 환산하는 ‘PSR’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 10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를 기록한 미국 콘보이의 경우 3.8배 PSR을 적용받아 기업가치로 38억 달러를 인정받고 있다. 티맵은 몇 배의 PSR을 적용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가·차주 고령화·노조 문제는 숙제로 남을 예정이다. 진 총괄은 “운송료에 많은 부분을 유가가 차지하고 있다”며 “화물차 90% 이상이 경유인데, 작년에 이례적으로 경유가 휘발유 보다 치솟아 영업이익에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화주들에게 그런 손해 부분에 대한 보전 요청을 해서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균형을 잡아가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노조 ‘화물연대’의 파업 리스크도 존재한다. 송 총괄은 “차주들이 파업을 해도 티맵은 화주들과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며 “다른 채널을 통해서 배차를 알아봐야 하는 책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