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긍정적 등급전망 조정…2년5개월만수주잔고 개선·재무안정성 개선 등 영향美 노후 전력망 교체·친환경 산업 성장에 수주 전망 好
  • ▲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전날 HD현대일렉트릭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신용등급은 ‘A-’로 유지했다. 

    한기평의 이번 등급 전망 조정은 2021년 5월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라선 이후 약 2년5개월 만의 상향이다. 앞서 지난 4월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HD현대일렉트릭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려 잡은 바 있다.

    한민수 한기평 연구원은 공급자 우위의 양호한 시장 환경 아래 회사의 수주잔고가 양적·질적으로 개선된 점을 판단 근거로 꼽았다. 

    한 연구원은 “2021년 이후 각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시장으로 변화했다”며 “신규 설비 구축과 안정화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 에너지 전환과 노후 전력 인프라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단기간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익창출력 강화에 따른 재무안정성 개선이 예상되는 점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양호한 실적이 이어진 데다 올해 단가 인상이 반영된 물량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영업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됐다”며 “납기가 2025년 이후인 수주잔고 비중이 21%에 달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큰 폭의 영업실적 저하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미국과 유럽, 중동 등 각국에서 전개 중인 인프라 투자에서 잇달아 대형 수주를 따냈다. 1월 미국에서 1062억원 규모 배전용 변압기 수주를 비롯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 변압기·리액터(878억원) ▲6월 덴마크 변압기(792억원) ▲6월 미국 변압기(2136억원)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에 회사의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조83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63.1% 확대됐다. 

    지난달에는 사우디 네옴시티와 관련해 678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잔고를 더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수주 증가에 힘입어 올해 수주 목표를 2번이나 높였다. 당초 올해 초 수주 목표는 19억4800만 달러였으나 지난 4월 26억3400만 달러, 7월엔 31억8600만 달러로 추가 조정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연간 수주 목표의 63.7%를 채운 상태다. 

    향후 수주 전망도 밝다. 미국 내 전력망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주력인 변압기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산업의 성장도 변압기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급등한 수요에 하반기에도 탄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 평균치)는 매출 6593억원, 영업이익 62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 23.2%, 영업이익은 64.8%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위한 세계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전환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전력망 구축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전 제품의 수주 역량을 강화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보다 19% 오른 642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116.2% 늘어난 58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