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0분기 연속 전년比 증가…영업익은 15% '뚝'원가 부담 지속에 미분양 적체 등으로 수익성 회복 더뎌부채, 3년 연속 증가에도 자본 확충으로 부채비율은 낮춰'잠재 리스크' 미청구 부담도 지속…수주 달성만이 '위안'
  • ▲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정상윤 기자
    ▲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정상윤 기자
    대우건설이 원가 부담 지속으로 3분기에도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부채 부담과 적체된 미분양, 다시 늘어나고 있는 미청구 등 상반기 지적됐던 재무 리스크들을 얼마나 해소했느냐가 3분기 실적의 주요 체크포인트지만,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만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3분기에 매출 2조8861억원, 영업이익 1746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전분기 3조2713억원에 비해서는 11.7% 줄어들지만, 전년동기 2조5205억원에 비해서는 14.5% 증가하면서 10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축부문의 경우 지난 3년간 분양 호조에 따라 공사가 순항하면서 전년대비 5%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플랜트·토목부문 매출도 이라크 항만, 나이지리아 LNG 7 등 주력 공사의 매출 기여도가 확대되면서 15% 안팎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864억원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분기 2176억원에 비해 19.7%, 전년동기 2054억원에 비해서는 15.0%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해외 현장에서의 환입 및 예정원가율 조정(약 300억원)이 있었던데다 원자재 부담이 지속하면서 원가율 개선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실제로 상반기 기준 대우건설의 원가율은 89.4%로, 2021년 84.3%, 2022년 88.4% 등으로 2년새 5%p가량 급증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4년부터 7년간 상반기 기준 89% 이상의 원가율을 지속했다. 이 기간 상반기 영업이익은 2500억원을 간신히 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더딘 수익성 개선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 7600억원과 비슷한 7561억원(-0.51%)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금흐름 개선 속도가 더뎌지면서 부채 부담 등 상반기에 지적된 주요 재무 리스크들이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상반기 부채비율은 188%로,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선 9년간 평균 부채비율이 279%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은 최근 10년간 자본이 꾸준히 확충되면서다. 절대적인 부채 규모는 최근 3년간 늘어나면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부채 규모는 △2020년 6조9806억원 △2021년 7조3220억원(+4.89%) △2022년 7조3440억원(+0.29%) △2023년 7조4958억원(+2.06%) 순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은 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이자비용은 701억원으로, 전년동기 292억원에 비해 140% 급증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850억원가량의 고금리 CP를 발행하면서 이자비용이 더 불어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채 시장에서의 고금리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각각 4% 중반대, 6% 안팎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대우건설은 7%가 넘는 금리로 자본을 조달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가 30위가량 차이나는 신세계건설(32위)과 비슷한 금리 수준이다.
  • ▲ 경기 광명시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 신축 현장. 2023년 10월 ⓒ대우건설
    ▲ 경기 광명시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 신축 현장. 2023년 10월 ⓒ대우건설
    또 다른 문제는 미분양 물량의 증가세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보유 완성부동산 규모는 △2020년 920억원 △2021년 1293억원(+40.5%) △2022년 1577억원(+21.9%) △2023년 3724억원(+136%) 순으로 늘어났다.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해당 단지의 이미지는 물론, 브랜드 평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대구에서 5개 단지를 비롯해 △부산 3곳 △서울 2곳 △경기 2곳과 충남·북, 경남·북, 전남·북, 등에서 각각 한곳씩 전국에서 모두 18곳의 미분양 단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전남 광양에서 공급한 '광양 푸르지오 센터파크'의 경우 전체 분양물량(992가구)의 절반이 넘는 52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업계 주요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는 미청구공사 대금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미청구공사 규모는 1조2513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1139억원에 비해 12.3% 늘어나면서 2019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앞서 대우건설은 2조원이 넘는 미청구공사 대금이 적체되면서 업계 우려를 산 바 있다.

    한편 자체 개발사업을 위해 확보한 용지 규모나 수주잔액의 경우 전년대비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신규수주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평가했다.

    3분기 신규수주는 약 3조1000억원으로, 누적 신규 수주는 목표치 12조3000억원의 73%가량인 9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수주의 경우 상반기에 이미 목표치 1조8000억원을 웃도는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7~8월 수주는 미진했으나, 9월 실적으로 부산 범일동 주상복합사업이 인식되면서 계획대비 수주 달성률은 순조롭다"며 "4분기 중 이라크 토목, 투르크메니스탄 암모니아 등 수주가 유력한 파이프라인이 많다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유 용지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조3469억원에서 9747억원으로 27.6% 줄어들었으며 수주잔액은 같은 기간 45조685억원에서 45조157억원으로 소폭 감소(-0.11%)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