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사업 2분기만에 흑자전환 성공...비결은 '고부가 제품'HBM3 이어 HBM3E도 내년 생산분 이미 '완판'...고객사 문의 이어져컴퓨팅 수요 DDR5로 완전히 전환...내년 성적 '기대감'
  •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D램 사업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골이 깊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에서 예상보다 빨리 벗어날 가능성을 확인했다. D램 호실적 주역은 예상대로 'HBM3'와 'DDR5' 등 고부가 제품인데, 이미 내년 생산가능 물량까지 완판이 끝났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D램 사업이 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이 9조 662억 원, 영업손실 1조 7920억 원으로 여전히 1조 원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실적을 공개했음에도 D램 흑자전환에 힘 입어 전 분기 대비 1조 원 이상 손실을 줄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경영실적은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대표적인 AI용 메모리인 HBM3와 고용량 DDR5 등 주력제품들의 판매 호조로 올 1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D램이 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한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이번 D램 흑자전환의 주역인 HBM과 DDR5에 대한 관심과 질의가 쏟아졌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유례없는 수요 침체를 겪는 가운데도 HBM과 DDR5가 얼만큼의 수요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런 수요 추세가 어떻게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렸다.

    우선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이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이 60~80% 수준으로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아직 확정적 수요로 보긴 먼 얘기지만 기저에 있는 HBM 수요 확장 가능성까지 새롭게 확인되고 있어서 연평균 60~80% 수준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며 "HBM이 D램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년에 D램 시장이 얼마나 커질 것이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최소 10% 중후반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BM시장 성장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서버시장은 향후 5년 동안 40% 이상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워낙 급속도로 AI 생태계가 성장하고 참여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어서 AI 전용 데이터센터나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면 AI 서버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HBM3의 후속작인 HBM3E도 SK하이닉스가 이미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었다는 점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내년 생산분까지 이미 선주문이 끝났고 이후에도 여러 고객사들의 추가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현시점 기준 내년 HBM3 생산분(CAPA)도 솔드아웃 상태이고 고객 추가 문의도 들어오고 있어 수요 상황이 명확해졌다"며 "고객이나 시장에선 당사의 HBM3E 생산분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고 있고 우리의 제품 경쟁력과 대규모 양산 경험이 고객사와 잠재고객들에게도 크게 신뢰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AI반도체 최대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를 핵심 고객사로 둔 데 이어 다양한 AI시장 플레이어들이 SK하이닉스의 신규 고객사로 이름을 올릴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SK하이닉스는 "내년을 포함해 중기적으로 다양한 AI 플레이어들과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논의하고 있고 상당수 잠재고객들과 프라이머 밴더(핵심 공급사)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DDR5는 지난 3분기부터 이전 버전인 DDR4와 수요 교체(크로스오버)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 DDR5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컴퓨팅 분야에서 우선 이전 제품과 크로스오버가 일어났고 DDR4는 하반기로 가면서 빠르게 생산조정에 나서면서 재고를 줄이고 있는 중이고 DDR5는 3분기부턴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HBM과 DDR5가 SK하이닉스 D램 사업 성장에 날개를 달면서 내년부터 기존 D램 수요까지 서서히 되살아나게 되면 예상보다 더 빠른 시점 내에 호실적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생산 증가율도 올해는 마이너스였지만 내년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한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