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LG엔솔 밀어내고 시총 2위 탈환…삼성도 '7만 전자' 회복D램서 HBM으로 끌어올린 이익률…내년엔 범용 수요 회복까지 더해져PC·모바일·서버 수요 성장률 3~7%대로 복귀 '청신호'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부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부 전경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반등 기미를 나타내며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시에서도 다시 톱(Top)2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내년부턴 PC나 모바일, 서버 등 기존 수요도 다시 성장세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3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가 장중 한 때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으며 강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가 시총 2위에 다시 오른 것은 약 22개월 만이다. 지난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에 밀렸었다. SK하이닉스의 이날 시총규모는 91조 2187억 원으로, 종가는 12만53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전날 장중 7만 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었다. '5만 전자', '6만 전자'를 맴돌던 삼성전자 주가가 7만 원대에 다시 올라선 건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이었다.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처럼 주식시장에서도 강세를 나타낸데는 이미 반등 조짐을 나타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지난 3분기 실적을 나란히 발표한 삼성과 SK는 특히 D램 사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돌입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우선 양사 중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에서 가장 먼저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D램에서만 6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2분기 만에 흑자전환한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기존 D램 수요로는 아직 흑자전환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범용 D램 대비 이익률이 최대 7배까지 큰 HBM 판매 확대에 힘 입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흑자전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해보인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실적발표 때 언급한 것처럼 생산량 하향 조정을 지속 실행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개선된 수요환경과 생산량 하향 추이를 볼 때 더욱 빠른 속도로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고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업황 회복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D램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 전월 대비 15% 넘게 상승하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더 부추겼다. D램 고정거래가격이 상승한 건 지난 2021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있는 일로, IT기기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메모리 재고를 소진하고 반도체 제조사에게 새롭게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업턴이 시작됐음을 예측할 수 있다.

    메모리 시장이 업턴으로 돌아서기 위해 무엇보다 필수인 수요 회복 신호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과 금융투자업계에선 HBM과 같은 고부가 제품 외에 범용 D램에서도 수요가 되살아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PC와 모바일,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3~7% 수준에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IDC도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은 11억 5000만 대 수준이지만 내년엔 다시 4.5% 성장해 반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8분기 연속 감소했던 PC 출하량이 4분기부터는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수요단의 변화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체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PC 교체 수요와 함께 인공지능(AI) 탑재 디지털 제품이 늘며 메모리 고용량화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