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금융당국, 횡재세 등 은행 초과 이익 문제 연일 압박시장금리 하락 전환 전망 악재…지난달 주요 은행주 하락통상 연말 금융주 상승하지만, 올해는 배당 매력 선반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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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하반기 투자자들의 투자 대안처로 주목받던 은행주가 올해는 투자심리 악화로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동안 고공행진하던 시장 금리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 전환한 데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을 향한 강한 압박을 이어가면서 은행주 주가는 한동안 쉬어가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 9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은행지수는 지난 2일 기준 600.26으로 집계, 지난달 18일(659.05)과 비교할 때 약 8.9%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는 통상 연말이 될수록 배당수익을 노리는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주 주가가 상승하던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은행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지난달 한 달간 외국인은 KB금융과 신한지주를 각각 595억원, 54억원 팔아치웠다. BNK금융지주(-48억원), JB금융지주(-37억원), 제주은행(-106억원) 등 지방은행주도 순매도했다. 

    일반적으로 은행주는 대표적인 배당주이자 경기방어주로 해석된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주가 등락 폭이 크지 않아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은행권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정부가 은행의 초과이익 환수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면서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소상공인들의 대출 상환 부담을 '은행 종노릇'이라는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등 은행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의 초과 이익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횡재세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선 횡재세 실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상품에 출연하는 은행 부담금을 늘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 이익 확대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 여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라며 "횡제세 도입 논란은 결국 서민금융에 대한 출연금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올해 2~3월 은행주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던 독과점 행태에 대한 비판론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점도 은행주엔 악재로 작용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파월 연준 의장이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시장에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실제 미국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한때 5%를 상회하던 10년물 금리는 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 4.5%대까지 빠졌다. 지난주 한 주간 하락 폭은 27bp(1bp=0.01%포인트)에 달한다. 2년물 국채금리도 4.85%로 한 주간 17bp 하락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수개월 동안 은행주 초과 상승세 지속의 촉매제로 작용했던 시장금리가 큰 폭의 하락세로 전환됐다"라며 "총선이 다가오면서 은행 관련 규제 우려는 이전보다 한층 더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이후 코스피 대비 은행주의 초과 상승 폭이 컸던 점도 상대적 관점에서 투자 매력을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 또한 "여전히 국내외 매크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현저히 높아진 금리 변동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세수 부족 이슈 등을 고려했을 때 배당 성향 확대 가능성은 있으나, 배당락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