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지나면서 3Q D램사업 흑자 시현HBM3, DDR5 등 차세대 제품 성장세 뚜렷D램 대비 회복 더딘 낸드… 내년 지나야 업황 개선될 듯최근 美 정부가 'VEU'로 지정하며 중국 관련 불확실성 일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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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 2년 만에 반등하면서 본격적인 업황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대표 메모리 업체 중 한 곳인 SK하이닉스는 이미 3분기 D램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에는 1년 만에 전사 흑자전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C용 범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1.5달러로, 전월보다 15.38% 상승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이 전월 대비 상승전환한 것은 2021년 7월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고정거래가격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에 대량 납품할 때 적용하는 고정된 가격으로, 시장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메모리 시장 반등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흑자전환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 후 지난 3분기까지 조 단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입이익을 852억원으로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반등이 시장 예상보다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제품을 통해 2개분기 만에 D램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D램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시황이 지속해서 호전될 전망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D램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사업이 개선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업황 개선이 내년이 지나야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낸드는 D램에 비해 재고수준이 높고 AI 영향도 제한적이라 업황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내년도 보수적인 낸드 생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3'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D램은 턴어라운드 되는 것 같고, 낸드는 지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낸드 사업의 감산 및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서 6월정도에 체크해야할 포인트"라고 전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낸드는 출하 증가율이 시장 평균치를 하회하지만, 판매 가격이 전분기 대비 9% 상승하며 영업적자 폭 축소를 이룰 전망"이라며 "가격 급락 시기에 반영된 재고평가손실의 환입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예상치를 넘어서는 수익성 개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면서 중국 팹 운영 및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일부 축소된 점도 긍정적이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VEU에 포함되면 별도로 건별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통제 적용이 사실상 무기한 유예되는 의미가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안보 전략 차원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과 기술 절취 등을 막고자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선 1년간 미 정부에 건별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도 장비 수입을 허용하도록 예외를 뒀고,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이번 협상을 통해 무기한 유예됐다.

    한편, 반도체 업계는 내년 서버 시장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본격적인 반등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겸 IDC 부사장은 지난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SEMI 회원사의 날 2023'에서 "내년에는 서버 시장이 살아나 전체 D램 빗그로스가 18%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