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산단내 4개사에 1대N방식 PPA체결…'RE100' 제공전력중개 노하우·맞춤형 에너지원 제공 솔루션 준비중
  • ▲ 경남창원에너지그린센터 입구. 사진=정영록 기자
    ▲ 경남창원에너지그린센터 입구. 사진=정영록 기자
    "창원그린에너지센터는 자체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추진하는 동시에 산업단지내 기업들 RE100도 지원하는 양방향시스템입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되는 현장이 바로 이곳입니다." (오승환 SK에코플랜트 분산에너지사업 담당임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 움직임이 세계각국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가 국내 재생에너지산업을 선두하고 있다. 제조기업 'RE100' 이행을 지원하는 등 관련 프로젝트 주관사로 역량을 발휘중이다.

    지난 9일 방문한 SK에코플랜트 창원그린에너지센터는 산업단지를 신재생에너지 활용거점으로 전환하는 '산업단지 에너지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사업'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SK에코플랜트는 본 프로젝트 주관사로 △SKC&C △SKD&D △누리플렉스 △그리드위즈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6개기관과 해당시설을 조성했다. 2021년 착공에 들어가 올해 6월말 준공했다.

    축구장 하나 남짓한 그린에너지센터는 창원 북면 동전일반산단내 입주기업 지붕과 인근 유휴부지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 재생에너지 전기를 생산중이다.

    센터내부는 태양광설비를 비롯해 △전기를 저장하는 ESS △수소연료전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뽑아내는 수전해기 등 그린에너지 인프라가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오승환 분산에너지사업 담당임원은 "이곳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 전기는 창원국가산단내 4개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직접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센터 2층에 있는 통합관제센터. 사진=정영록 기자
    ▲ 센터 2층에 있는 통합관제센터. 사진=정영록 기자
    센터는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다수 수요처와 1대N방식으로 직접 전력거래계약(PPA : Power Purchase Agreement)을 맺어 재생에너지 전기를 공급하는 국내최초 현장이다.

    센터를 운영하는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창원에스지에너지 이철욱 대표는 "1대1 방식으로 계약하면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전기 전체를 업체가 모두 계약해야 한다"며 "1대N방식의 직접 PPA를 통해 각 수요기업들이 원하는만큼 전기량을 계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2층 통합관제센터에 올라가자 초대형 모니터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수요와 공급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철욱 대표는 "연료전지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전기량은 일정하지만 태양광은 낮과 밤이 다른 특성이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생산됐든 각업체에 계약을 체결한만큼 공급되고 이는 한전 계량기를 통해 상계된다"고 했다.

    현재 산단에는 현대정밀을 비롯한 △경한코리아 △태림산업 △한국NSK가 재생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복합적인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PPA를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하는 'RE100 플랫폼'을 통해 해당기업 RE100 이행을 지원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 예측을 기반으로 전력중개사업 노하우와 각 기업여건에 맞는 다양한 에너지원을 맞춤 제공하는 솔루션도 준비중이다.
  • ▲ 산단내 재생에너지 생산설비. 사진=정영록 기자
    ▲ 산단내 재생에너지 생산설비. 사진=정영록 기자
    이날 현장에는 RE100 지원 수혜를 입은 오정석 현대정밀 대표가 방문해 현재 중소·중견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을 전했다.

    오정석 대표는 "RE100은 넘어야 할 상당히 큰 장벽인 동시에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환경문제 뿐 아니라 고객사의 요구도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오랫동안 거래해 온 글로벌 기업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수출계약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SK에코플랜트 RE100 지원이 숨통을 트여줬다"고 말했다.

    현대정밀은 창원국가산단 소재 조향장치, 리코일 스프링 등 부품을 수출하는 건설기계부품 전문 수출기업이다. 얼마 전 거래관계를 이어오던 글로벌기업으로부터 2030년까지 생산 및 장비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활용을 요구받은 바 있다.

    오 대표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점을 크게 '비용부담 감소'와 'RE100 인증서 발급'으로 꼽았다.

    그는 "자가소비형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직접 구축하기엔 비용 부담이 컸다"며 "SK에코플랜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덕에 전체 사용 전력량중 28%를 태양광 발전으로 채워 한숨을 돌렸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국내 제조기업 RE100 참여현황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애로사항은 비용부담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 대표는 "재생에너지 전기 사용을 통해 'REC'라고 하는 인증서를 받을 수 있어 RE100 달성에 플러스요인이 된다"며 "다만 처음부터 100을 달성할 순 없기 때문에 RE1부터 해서 R30 등 순차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 ▲ 산단내 연료전지 시설. 사진=정영록 기자
    ▲ 산단내 연료전지 시설. 사진=정영록 기자
    SK에코플랜트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 기반을 제공하면서도 직접 PPA로 인한 추가비용 부담은 낮추는 상생형 사업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센터부지에 설치된 연료전지가 큰 역할을 했다.

    연료전지가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전기를 전력시장을 통해 거래해 얻은 수익으로 태양광 재생에너지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전기로 만드는 그린수소를 주입할경우 연료전지에서 생산되는 전기도 글로벌 RE100 캠페인에서는 이행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아울러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세계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도 한쪽에 구축돼 있다.

    경남창원그린에너지센터를 운영하는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창원에스지에너지의 이철욱 대표는 "센터 유휴부지를 활용해 분산에너지인 1.8MW 규모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판매 수익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전기료 부담을 낮춰주는 상생형 사업모델을 개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RE100은 영국의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2014년 주도한 자발적 민간 캠페인이지만 글로벌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사실상 무역장벽처럼 여겨지고 있다.

    해당기업들은 자체적으로 RE100을 달성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부품, 소재 등을 공급하는 공급망 관련 기업에도 유사한 수준의 재생에너지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

    제품을 최종납품하는 기업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거래가 끊길 위험까지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RE100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RE100에 참여하지 않을경우 국내 기업의 주요 수출 업종인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 수출액은 각각 15%, 31%, 40%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