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옵션 중형 SUV 5000만원, 준중형 SUV 4000만원 시대다양한 편의사양 적용, 원자자 가격 상승 등도 영향고객들, 점차 심리적 임계점 또는 가격 저항감 느껴 하반기 들어 구매위축 본격화, 폭넓은 트림구성 등 필요
  • ▲ 최근 사전계약에 돌입한 기아 카니발 상품성 개선모델 모습. ⓒ뉴데일리DB
    ▲ 최근 사전계약에 돌입한 기아 카니발 상품성 개선모델 모습. ⓒ뉴데일리DB
    “실제로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높게 나왔네요. 다양한 기능들이 들어갔다고 해서 이해가 가는 면도 있는데, 구매를 고민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기아가 이달 8일부터 대형 SUV ‘카니발’ 상품성 개선모델 사전계약에 돌입한 가운데, 한 고객의 반응이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주요 신차의 가격이 대폭 상승했고, 고객들이 느끼는 ‘체감 금액’도 높아졌다.  

    카니발 3.5 7인승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프레스티지 3470만원 ▲노블레스 3910만원 ▲시그니처 4245만원, 그래비티 4663만원이다.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인상폭은 235만~290만원 수준이다. 

    그래비티 트림에 컴포트(119만원), 스마트커넥트(111만원), HUD+빌트인 캠2(127만원), 드라이브 와이즈(79만원) 등 풀옵션을 모두 적용하면 5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올 하반기 선보인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의 상황도 비슷하다. 신형 싼타페 2.5 가솔린 6인승 기준 최상위 트림 캘리그래피의 가격은 4374만원이다. 여기에 풀옵션을 적용하면 5076만원으로 역시 5000만원이 넘는다.  

    쏘렌토 2.5 가솔린 터보의 경우에도 풀옵션을 하면 5066만원이다. 예전에 3000만~400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빠차’의 명성을 얻었던 두 모델 모두 풀옵 5000만원 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준중형 SUV인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도 가격 상승이 두드러져 기본형 풀옵 모델이 4000만원에 육박한다. 

    투싼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3997만원이다. 투싼 1.6 가솔린 인스퍼레이션, 스포티지 1.6 가솔린 시그니처 그래티비의 풀옵션은 각각 3860만원, 3896만원이다. 

    지난해 말 출시된 신형 ‘그랜저’도 가격대가 높아졌다. 특히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풀옵션 가격은 5769만원으로, 제네시스 ‘G80’ 깡통 모델(5548만원)의 가격을 뛰어넘었다. 
  • ▲ 지난해 출시된 신형 그랜저도 예전에 비해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뉴데일리DB
    ▲ 지난해 출시된 신형 그랜저도 예전에 비해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뉴데일리DB
    과거 3000만원 초반대의 시작 가격으로 중형 세단의 수요까지 잠식할 정도로 ‘가성비’를 갖췄던 것과 달리 현재는 시작 가격이 3700만원대에 달한다. 

    물론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할 말은 있다. 기존 모델에 다양한 편의사양을 추가하거나 고급화를 단행하거나,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19 이후 원자재 가격, 인건 비용 등이 상승하면서 제조원가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준중형 SUV 풀옵 4000만원, 중형 SUV 풀옵 5000만원 시대에 달하면서 고객들도 일종의 ‘심리적 임계점’, ‘가격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해 가뜩이나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 주요 신차의 車인플레이션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내수에서 39만6550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8.6%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수요 둔화로 인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는 62만7847대로 12.6% 증가세를 보였다. 

    기아도 올 상반기 내수에서 29만2103대로 11.5% 늘었지만 10월에는 46만8835대로 7.3%에 그쳤다. 현대차, 기아 모두 하반기들어 증가세가 둔화된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자동차 반도체 등 부품난이 극심했을 때는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1년 전후로 길어졌다. 이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 인상에도 충분히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지속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할인혜택이나, 보다 폭넓은 트림, 옵션 구성 등을 통해 자동차 구매수요를 회복하느 귀한 다양한 방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