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건정성 위험·정치적 불확실성 커진 미국 신용등급 강둥공매도 금지로 변동성 커진 국내 증시 영향 주목금리·물가지표 따른 변동성 예상…기업 실적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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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마저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최근 국내 증시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이후 롤로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등급 하향으로 인한 증시 영향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무디스는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향 조정 배경으로 무디스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커졌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정부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재정 정책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재정적자가 막대한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채무 능력을 유의미하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무디스는 "의회 내 정치 양극화가 이어지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 꼽히는 피치도 지난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새로운 임시예산안 제안에도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존슨 하원의장은 당내에 내년 1~2월까지 적용할 임시 예산안을 제안했지만 양당의 지지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요구에 맞춰 예산 삭감을 하지 않고 공화당 내 여론을 반영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배제했다.

    최근 예기치 않은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금지 조치로 국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번 미국 신용 강듭 조치로 인한 증시 영향도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오는 17일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안 협상 만료일을 앞두고 있어 무디스의 결정이 증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 혹은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낮아졌던 때는 1995년, 2011년, 2013년 세 차례다.

    지난 2011년 신용등급 하향 이후 2개월 동안 S&P500 지수가 20% 빠졌다. 올해 8월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당시에도 3개월 동안 10% 하락했다. 이때 코스피는 하루 동안 1.9%, 코스닥은 3.18% 각각 내렸다.

    국내 증시는 주간 기준 2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곤 있지만 방향성을 잃고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불안정한 상황이다. 

    미국의 신용 등급 전망이 하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며 "강달러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 주말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지만 뉴욕장 마감 후 이벤트였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며 "다만 발표 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성장주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어 아시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장기 금리가 일부 안정됐지만 재정과 물가지표 등으로 인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CPI와 셧다운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서 "셧다운은 교과서적으론 금리 하락 재료이지만 지금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부채 증가 우려 등으로 오히려 금리 급등 리스크"라고 말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개별 종목의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선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공매도 이슈보다 기업의 실적 개선이 수급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이슈에 묻혀 있는 기업의 실적 전망과 금리 변화, 코스피 실적과 밀접한 미국 경기의 향방 등 기존의 펀더멘털과 매크로 이슈에 주목하면서 현재의 수급 변동성 장세에 대응해나가는 것이 대안"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