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급격한 부동산 경기침체, 중국 경제 위험 초래"中 재무부 "불필요한 우려…거시경제 회복세 지속" 반박중국 증시 투심 단기적 악화…경기회복 속도 관건 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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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중국의 중기 경제성장률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급격한 부동산 경기침체가 경제 전반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으로 중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단기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책당국의 경기부양 강도가 경기회복 속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현지시각)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다섯 번째로 높은 등급인 A1을 유지하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 2017년 부채 증가 우려로 중국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강등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등급 전망을 낮춘 것이다.

    무디스는 올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약 5%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2024년과 2025년 중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6∼2030년에는 평균 3.8%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무디스는 성명에서 "전망 하향은 구조적이고 지속해서 둔화한 중국의 경제성장 관련 위험과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재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려던 정부 정책 효과와 관련한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부각한다"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이 재정적 스트레스를 겪는 일부 지방 정부에 지원책을 제공함에 따라 중국의 재정, 경제, 제도적 강점에 하방 위험과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무디스 발표에 중국 재무부는 부동산 위기와 지방 정부 부채 우려는 통제할 수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중국 당국은 성명에서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무디스의 우려는 불필요하다"라며 "복잡한 국제정세와 불안정한 세계 경제 회복에도 중국 거시경제는 지속해서 회복세를 보였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부동산 침체 영향은 잘 통제되고 있다"라며 부동산 부문과 지방 정부 위험도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중청신(中誠信), 중정펑위안(中證鵬元) 등 중국의 주요 국제신용평가는 일제히 보고서를 발표, 중국 정부의 재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무디스가 합작 투자한 중국의 청신신용평가(CCXI)도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무디스의 전망 강등에 위안화 환율 급등, 주식 급락 위험이 커진 모습이다.

    실제 중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전일 달러·위안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3% 상승한 7.17위안으로 급등, 위안화는 약세를 보였다.

    증시도 급락했다. 무디스의 전망 하향 조정 이후 전날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은 1.9% 하락, 지난 201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항셍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6%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 등급 전망을 내리면서 단기적인 투자심리가 악화,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중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단기적일 것"이라며 "무디스가 지적한 문제는 이미 금융시장에서 인지했던 문제이고, 부동산 리스크는 지난 2년간 주가와 크레딧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중국 경기는 느리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고, 최근 30개 도시의 주택 거래량도 추가 악화하는 양상이 나타나진 않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해외자금 비중이 높은 홍콩증시 충격이 본토보다 클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1년간 중국 증시의 관건은 중국 정책당국의 경기부양 강도와 경기회복 속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중국은 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부동산 의존도 하락을 상쇄해야 한다"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부채 구조조정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