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매출 쇼크에 주가 60% 급락…기업가치 '뻥튀기'"무리한 부실 상장 추진…주관 증권사 책임" 비판당국 "실적 추정치 재점검"…"책임·권한 어디까지냐"
  • 파두가 상장 이후 사업 부진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회사가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주관 증권사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를 점검을 통해 상장 심사 당시 실적 추정치를 재점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시장에선 당국의 무리한 개입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4만5000원이던 파두의 주가는 지난 13일 기준 2달 만에 58% 급락했다. 

    파두는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은 건 충격적인 실적이 공개되면서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3억2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했다. 파두의 2분기 국내 매출은 0원, 해외에서만 5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초라한 매출 수준보다 파두가 이미 2분기 실적 결산을 마친 이후인 8월 7일 상장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목된다.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과 공식 기업설명회(IR) 등은 7월 말부터 진행됐지만 당시 파두는 2분기 국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단 사실을 증권신고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상장을 위해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두가 제시한 올해 예상 매출은 1203억원이지만 실제 1~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원에 그쳤다. 2024년 매출액은 3715억원, 2025년 매출액은 6195억을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856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의 비난은 파두는 물론 주관사를 향하고 있다. 발행사가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발행사를 제대로 실사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실사에 허점이 있었거나 상장 과정에서 매출 부진을 감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주관사 측 관계자는 "파두의 최종 수요처는 메타나 구글 등의 글로벌 '하이퍼 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용업체)'다. 이들이 긴축을 들어가면 기존 발주 물량마저도 취소되는 일이 발생한다"면서 "회사 스스로도 매출이 이렇게 발생할지 몰랐던 상황에서 주관사가 이를 알 방도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파두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비난 수위는 거세다. 파두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파두에 투자한 한 개인투자자는 "상장 때부터 비교기업군으로 브로드컴·마이크로칩테크놀러지를 내세웠던 기업이 실상은 동네 식당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파두의 기업공개(IPO)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파두와 주관사 담당자를 통해 상장 심사 당시 제출했던 실적 추정치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만약 내부적으로 실적 부진 사실을 알고도 투자설명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면 자본시장법상 중요 사실 기재 누락에 해당할 수 있다.

    14일 오전 10시45분 현재 파두는 금감원의 증권사 점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8%대 급락하고 있다.

    금감원이 주관사 조사에 나설 것이란 소식에 시장에선 여러가지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제출당시 영업상황을 제대로 파악 못했다면 고의가 아니라도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면서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전체에 대한 위반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의 책임과 권한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지난 2021년 금감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잇따라 요구하면서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시장에게 맡겨져야 할 공모가 산정 과정에 사실상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증권사 또 다른 관계자는 "주관 실적 경쟁이 치열하다고 해도 주관사가 기업의 부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무리한 상장을 강행한다는 건 여러모로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분기별 실적 예상치를 증권사가 어떻게 다 정확히 맞힐 수 있겠나. 최근 당국의 역할이 난해하게 변해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