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국민은행 펀드사업부 자회사 분사우리, 자산운용 합병 및 IT부문 개편 신한, AI자회사 청산… 하나, 자산운용→증권 편입시너지 창출 및 비용절감… "전임 CEO 색깔 지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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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사들의 자회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룹 내 시너지 창출과 더불어 성장성이 희박한 사업을 포기하는 등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둔 경영전략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선 새로 취임한 CEO가 자기 색깔을 입히기 위해 다소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에서 자회사 청산, 합병, 분사 등 구조조정 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기업 경영전략의 일종인 구조조정은 성장성이 희박한 사업을 축소 또는 포기하거나 중복성 있는 사업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의 구조 개혁 작업을 뜻한다.

    4대 금융지주사 중 자회사 이합집산이 가장 활발한 곳은 KB금융이다. 지난 7월 KB국민카드가 채권추심 전문 자회사인 KB신용정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KB신용정보는 KB금융지주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경됐다.

    지난달엔 KB손해보험의 자회사였던 요양사업 전문 KB골든라이프케어가 KB라이프생명에 편입됐으며, KB국민은행의 경우 행내 펀드사업부를 자회사로 분사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신설 법인인 'KB펀드파트너스'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범 예정이다.

    올해 초 외부 출신인 임종룡 회장이 새로 취임한 우리금융도 자회사 합병 등 조직개편에 한창이다. 

    지난 5월에 상장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지난달엔 이사회를 열어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합병을 결의했다. 통합 법인은 내년 1월 출범 예정이며 존속 법인은 우리자산운용이다. 

    그룹 IT부문의 조직 개편도 추진 중이다. IT 자회사인 우리FIS를 통해 위탁 방식으로 운영해왔던 그룹의 IT사업 및 서비스 전략을 은행과 카드 등 핵심 자회사별로 직접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우리FIS 인력 대다수가 은행‧카드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밖에 신한금융은 지난 6일 인공지능(AI) 관련 자회사인 신한AI를 청산하기로 결정했으며, 하나금융은 하나UBS운용을 하나증권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자회사 구조조정에 나서는 주된 이유는 시너지 창출과 더불어 비용절감이다. 사업내용이 겹치는 자회사들의 경우 조직을 합치는 시너지를 내는 것과 동시에 운영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채권추심회사인 KB신용정보는 KB국민카드로부터 연체채권 회수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 업무 연관성이 깊다. 따라서 사업 추진에 있어 의사결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명확하다.

    한편, 일각에선 최근 나타나는 자회사 구조조정이 경영 효율화 차원을 넘어 최고경영자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가 지난 수 년간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이러한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신임 CEO의 경우 자기 색을 드러내기 위해 전임자가 추진한 사업을 일부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