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회장 취임 기자간담회서 주요 회무로 거론 저출산 선배 일본은 이미 '육성의료기본법' 시행 복지부 내 소아청소년 전담조직 신설
  • ▲ 최용재 신임 대한아동병원협회장. ⓒ대한아동병원협회
    ▲ 최용재 신임 대한아동병원협회장. ⓒ대한아동병원협회
    소아 의료공백을 막기 위한 수가 인상 등 단순 대책에 집중하고 있지만 초저출산 문제를 비롯해 아이들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통합적 법적 테두리가 형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3기 대한아동병원협회장으로 취임한 최용재 회장은 "우리나라는 유래없는 초저출산 시대를 맞이하며 인구 소멸, 국가 소멸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이는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소아 의료공백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소아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가 대책이 나오는 것은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아이들의 건강 문제는 통합적 시각으로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 대안으로 '어린이건강기본법' 제정을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 선배 국가인 일본의 경우는 지난 2018년 일본소아과의사회에서 제안하고 현재 시행 중인 '육성의료기본법'이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소아 의료체계, 복지 영역을 총괄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이미 그 성과가 나타난 상태다. 저출산, 임산부 의료환경 개선도 아우르는 형태의 보호막이 형성됐다. 

    어느 지역에 살아도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소아의료 유지를 필수항목으로 선정해 지원대책이 전방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개원의부터 2, 3차 병원에 이르기까지 급성기 질환에서 만성기 질환을 아우르는 의료체계의 견고함이 강점이다. 

    일본이 이를 기반으로 소아 진료시스템 안정화가 되고 있는 것처럼 조속한 시일내에 우리 정부와 국회도 어린이건강기본법을 만들어 어린이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망을 구축해야 하자는 제안이다. 

    국내 진료체계 상 환자 수, 진료 건수를 기반으로 하는 행위별 수가제 내에서는 아무리 수가를 올려도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상대가치점수의 영역에서 소청과 진료 부분을 상향조정해도 극복이 어려운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수가 인상은 단편적 접근이 될 수밖에 없다. 저출산-소아의료 문제를 일본처럼 묶어서 재정 조달 방식 자체의 변화를 추구해야만 대책이 나온다. 한정된 건보재정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되고 별도의 예산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방위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복지부 내 전담조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소아청소년 정책은 성인과 분리되지 않고 함께 진행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된다"며 "현재처럼 성인 정책을 그대로 소아청소년에 적용하면 소아과 의사 부족, 저출산, 소아필수약 품절 등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아청소년 정책은 독립적으로 수립되는 것이 중요하고 실행력을 갖추려면 복지부 내 전담 과를 만들어야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