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축 부진…3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69% 감소주택, 원가 부담 지속…3분기 누적 영업이익 68% 줄어환경·플랜트·해외수주, 전년比 219% 급증…반등 기대車 분할에 차입금 재차 증가…재무건전성 다시 '흔들'
  • ▲ 과천 코오롱타워. ⓒ코오롱글로벌
    ▲ 과천 코오롱타워.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이 주택·건축부문 부진으로 또다시 저조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건설부동산시장 경기 침체 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찌감치 환경, 플랜트, 토목 등 비주택부문으로 힘을 싣고 있었던 만큼 실적 반등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선 자동차부문 분할 과정에서 자본총액이 줄어든 데다 차입금이 재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21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코오롱글로벌은 매출 6239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의 3분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분기 7154억원에 비해 12.7% 줄어들었지만, 전년동기 6221억원에 비해서는 0.29% 늘어나면서 2분기 연속 전년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129억원에 비해 47.8% 증가했지만, 전년동기 621억원에 비해 69.1% 감소하면서 3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익이 지속했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수익성 부진이 두드러진다. 매출은 전년동기 1조8987억원에서 1조9260억원으로 1.43%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57억원에서 456억원으로 68.6% 급감했다.

    올해 1월1일자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분할한 데 따른 여파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가격 상승과 건설부동산시장의 경기 침체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은 올 들어 분기마다 영업이익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1분기 72.3% △2분기 82.4% △3분기 76.6% 각각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68.7% 줄어들었다.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원자재가격 상승 등 여파로 주택사업 원가율이 지난해 3분기 82.8%에서 올해 3분기 92.4%로 크게 악화했다.

    주택·건축부문의 매출과 신규수주도 시장 침체 영향을 받고 있다.

    3분기 주택·건축부문 매출이 4.7% 줄면서 전체 건설부문 매출도 전년동기보다 4.8% 줄었다. 3분기까지 주택부문 신규수주는 8659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8225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수주 부진으로 3분기 누적 건축사업 전체 신규수주도 지난해보다 42.4% 줄어든 1조1692억원에 그치고 있다.

    환경·플랜트·해외부문과 토목부문 등 인프라사업부문 신규수주까지 더해 올해 2조289억원 규모의 먹거리를 확보했다. 아직 4분기가 남아있지만, 연간 목표치인 4조원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의 실적 부진과 관련,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한 건설부문, 특히 주택부문 원가율은 올 들어서도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라 대부분 현장에서 상향이 이뤄지고 있는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 ▲ 3분기 사업부문별 신규수주. ⓒ코오롱글로벌
    ▲ 3분기 사업부문별 신규수주. ⓒ코오롱글로벌
    다만 비주택부문에서는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비주택부문 신규수주 실적은 1조1630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 1조1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환경·플랜트·해외사업부문 신규수주만 6314억원을 확보했다. 전년동기 1974억원보다 219% 증가한 수치다.

    건축과 환경·플랜트부문 등에서 △삼성전자 평택 사무동(450억원) △삼성전자 평택 정수장(30억원) △삼성전자 고덕 폐수4차(1371억원) △SK하이닉스 광역상수도 2단계(295억원)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529억원) 등 일감을 수주했다.

    해외사업에도 적극 나서면서 8월 몽골 솔롱고 공동주택사업(2995억원), 11월 KT&G 카자흐스탄 신공장 공사(612억원) 등을 따냈다.

    특히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지원단, 윤석열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등에 포함돼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0월 윤 대통령의 중동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 최대 수처리 기업인 '마스코(MASCO)'의 제안으로 사우디 국영수자원공사(NWC) 발주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사우디 제조유통회사인 파이드(FAIDH Co.)와 인조잔디 조성사업을 위한 협약도 잇달아 체결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앞서 지난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장을 맡은 사우디 수주지원단 '원팀코리아' 건설인프라부문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실제 협약으로 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 참여를 가시화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빠른 착공과 준공으로 현금 회수가 빠른 비주택부문을 확대해 대내외 리스크를 상쇄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14년 이후 9년 만에 비주택부문 신규수주가 주택부문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처리, 해외사업 등 양질의 수주를 기반으로 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지속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사우디 네옴시티·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 실적 반등 트리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비주택 공종 수주 확대 및 풍력·수소·모듈러 등 신사업 가시화 재료가 충분하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누적 수주잔고를 달성한 만큼 원자재가격이나 분양시장 안정화시 빠른 실적이 회복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1월 자동차부문을 분할하면서 자본총액이 줄어든 가운데 차입금이 재차 늘어나면서 재무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3분기 기준 자본총액은 5859억원으로, 전년동기 7234억원에 비해 19.0% 줄어들었다. 반면 차입금은 같은 기간 4664억원에서 7576억원으로 62.4% 늘어나면서 3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자본금 감소와 차입금 증가로 차입금의존도는 129%로, 전년동기 64.4%의 두 배로 악화했다. 차입금의존도가 120%를 넘어선 것은 2019년 4년 만이다.

    차입금 증가에 따라 부채비율도 278%에서 312%로 가중됐다. 부채비율이 늘어난 것은 2019년 +21.3%p 이후 처음이다.

    이자비용도 235억원에서 326억원으로 38.9% 증가했다. 이자비용 증가도 2019년 33.4% 이후 4년 만이다. 수익성 악화와 이자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이자보상배율도 1.39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수대로 낮아진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