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월24일, 기아 11월1일 개시경쟁업체 서비스 개선, '메기 효과' 업계 관행 개선 등 선한영향력 끼쳐야
  • ▲ 10월 19일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 모습. ⓒ김재홍 기자
    ▲ 10월 19일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 모습.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고차 사업 분야에 뛰어든 지 1개월가량 지났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지난 10월 24일, 기아는 11월 1일부터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당초 중고차 업계는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의 진출을 결사 반대해왔다. 대기업이 진입하게 되면 중소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허위매물, 강매, 불투명한 정보 등의 관행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중고차 시장의 개선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진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었고, 결국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해 조건부로 대기업의 진입을 허용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이를 감안해 ‘소비자 최우선’, ‘신뢰’를 강조하면서 기존 업계와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 ▲온라인 원스톱 쇼핑 ▲체계적인 분석 데이터 제공 ▲철저한 검수를 통한 품질 인증 등 대기업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기존 업체들도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케이카는 2015년 업계 최초로 ‘3일 책임 환불제’를 선보였는데, 올해 10~11월 책임 환불제 기간을 최대 7일로 확대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 ▲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모습. ⓒ김재홍 기자
    ▲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모습. ⓒ김재홍 기자
    리본카는 대기업 진출을 대비해 지난 4월 업계 최초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했으며, 엔카닷컴은 최근 딜러 전용 모바일 앱인 ‘엔카파트너’를 오픈했다. 현대차, 기아의 가세가 ‘메기 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대차, 기아의 인증중고차의 가격이 경쟁 업체보다 높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비슷한 연식, 주행거리, 트림으로 비교해보니 가격 차이가 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현대차 인증중고차 매물로 올라온 2021년 3월식 4만6409km를 주행한 ‘그랜저 2.5 2WD 익스클루시브’의 가격은 3310만원이다. 이 중 옵션 가격은 130만원이다.

    반면, 케이카에 매물 등록된 2020년 12월식 4만2650km 그랜저 2.5 2WD 익스클루시브는 2950만원이다. 연식과 주행거리에서 약간 차이 나지만 옵션 금액이 20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두 차량 간 가격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고객들은 전반적으로 ‘현대차, 기아의 인증중고차 매물 가격이 비싸지만 강매, 허위매물 리스크가 없다면 어느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현대차, 기아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5년 4월까지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을 받는다. 

    현대차는 204년 4월까지 2.9%, 2025년 4월까지 4.1%다. 기아는 같은 기간 각각 2.1%, 2.9%다. 이에 따라 점유율 제한이 해소되는 2025년 5월 이후부터 양사의 중고차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응원받았던 이유는 기존 관행에 대한 혁신을 이끌면서 업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단순한 수익 확대, 단기적인 영업 마인드가 아니라 신뢰에 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