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종 테마주 열풍…뚜렷한 주도주 없이 종목 장세 이어져삼전‧SK하이닉스 등 최근 상승세…국내 반도체주 투심 개선예상보다 빠른 회복세…주가 랠리 속 내년 韓 증시 주도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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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내 증시가 뚜렷한 주도주 없이 테마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주가 내년 국내 증시를 이끌 주도주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임과 동시에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 50개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1.90% 오른 3542.35에 마감해 연고점(3600선)에 다가섰다.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초와 비교했을 때 무려 15.1% 올랐다. 이는 전체 28개 KRX 지수 중 KRX 기계장비(22.9%)에 이어 상승률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대표하는 종목들의 상승세에 기인한다.

    올해 초 5만5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7만2600원으로 올라섰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30.8%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삼성전자를 2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도 7만5700에서 12만7500원으로 무려 68.4% 상승했다.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왔던 스마트폰과 PC, 서버의 과잉 재고가 올 연말을 지나면서 해소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역대급 종목 장세'를 보인 가운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한다. 

    실제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테마는 후공정 반도체다. 상대 수익률 기준 벤치마크(MKF500)를 82.8%포인트 앞섰다. MKF500 지수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체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0개 회사로 구성된 지수다.

    특히 반도체 소부장(+52.6%포인트), 반도체 전공정(+45.2%포인트), 시스템반도체(+26.4%포인트) 등이 올해 테마 수익률 상위에 포진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테마 우위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및 내년 연간 기준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상향 중"이라며 "11월 한국 수출에서도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조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내년 미국 내 투자를 견인하는 주체도 IT로 이동할 것"이라며 "반도체가 주도하는 시장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이 수요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반도체주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은 D램, 낸드 수요는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보는 한편 생산은 7~1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도체주에 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서버‧스마트폰‧PC 수요는 전년 대비 각각 9%, 5%, 4%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내년 DRAM, NAND 수요 증가율은 각각 20%를 웃돌 것"이라며 "반면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은 미세공정 전환 및 고부가 DRAM 생산 집중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7~10% 증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신고가 랠리를 펼친 SK하이닉스를 내년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김 센터장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HBM 경쟁 심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라며 "내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이 2배 증설돼도 전체 HBM 수요의 50% 미만밖에 충족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엔비디아와 HBM 개발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10년간 축적된 생산 노하우를 이미 확보, HBM 신규 생산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유리한 원가 구조를 보유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HBM 시장은 하이닉스가 사실상 승자독식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는 국내 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 상승 모멘텀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이익증감률의 사이클이고, 한국 증시에서 이러한 사이클을 만드는 건 반도체"라며 "내년 국내 증시의 실적 달성 여부도 결국 IT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또한 "반도체는 업황을 보여주는 재고순환 지표가 올해 11월 플러스 전환될 것"이라며 "결국 반도체가 만드는 한국 증시의 이익 상승력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안심해도 된다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