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실거주용 1주택 종부세 폐지 논의 중강남3구·마용성 이어 수도권도 신고가 경신"5월말이후 매수분위기 살아나…바로 소진""똘똘한 한채 선호현상 보다 뚜렷해 질 듯"
  • ▲ 수도권 아파트단지. ⓒ뉴데일리DB
    ▲ 수도권 아파트단지. ⓒ뉴데일리DB
    정치권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론'이 급물살을 타며 서울·수도권 집값 회복세에 불씨를 댕기고 있다. 서울 강남 고가단지에서 시작된 신고가 랠리는 집값 추가상승 기대감을 타고 수도권 상급지 아파트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실과 여당은 물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종부세 폐지론을 거론하면서 주택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8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실거주용 1주택에 부과하는 종부세를 없애겠다는 구상을 내놨고 같은달 24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종부세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소야대 형국속에서 야권 주요인사들이 잇따라 종부세 폐지를 거론하자 시장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넘어 과천·분당·평촌 등 수도권 고가단지에서도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151㎡은 지난달 31일 종전최고가보다 5000만원 오른 34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또한 같은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4일 20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해당매물은 지난달 10일 20억원에 팔리며 처음 20억원대를 돌파했고 불과 2주만에 다시 4000만원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달에도 신고가 랠리가 이어졌다.

    과천시 부림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59㎡는 지난 10일 종전최고가대비 5000만원 뛴 14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1일 같은면적 매물이 14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종전최고가(14억원)를 경신한지 9일만에 또한번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종부세 폐지 논의야 늘 있었지만 이번엔 야권에서 본격 거론돼 시장의 체감도가 높은 것 같다"며 "꼭 종부세 때문이라고는 단정짓기 어렵지만 5월말이후부터 매수분위기가 더 살아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축이든 구축이든 집주인들은 호가를 소폭 올리고 있고 매물이 풀리면 바로바로 소진되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분당과 평촌신도시는 재건축 규제완화에 종부세 폐지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A6BL' 전용 128㎡는 지난달 30일 18억원에 손바뀜됐다. 종전최고가인 14억3000만원에서 3억7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평촌래미안푸르지오' 전용 68㎡은 지난달 29일 종전최고가대비 1억1300만원 오른 9억8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 ▲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연합뉴스
    ▲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연합뉴스
    집값 통계에서도 이들 지역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통계를 보면 6월 둘째주 기준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38% 오르며 전주(0.17%)대비 상승폭을 두배이상 키웠다.

    같은기간 분당구는 0.19%에서 0.30%, 동안구는 0.20%에서 0.21%로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또한번 종부세 전면폐지를 언급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상급지의 '불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종부세와 관련 "기본적으로 주택가격 안정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히 있어 폐지 내지는 전면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 다주택자엔 종부세를 적용하지 않고 초고가 1주택 보유자나 보유주택가액 총합이 아주 높은 다주택자에게만 종부세를 부과하겠다는 게 대통령실과 여당 입장이다.

    종부세 개편이 효과를 내려면 추가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로선 종부세가 완전폐지보다는 수정 및 보완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순히 적용기준 금액을 바꾸는 정도로는 주택거래 활성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종부세가 개편되더라도 집값 폭등까진 아니고 일부 고가주택 거래가 늘면서 똘똘한 1채 선호현상이 지속되는 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폐지든 수정보완이든 종부세 조정이 유의미한 효과를 내려면 다주택자 규제완화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일각에선 종부세 폐지가 집값 불쏘시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일부 고가단지에 상승세가 국한되고 있지만 추후 금리인하까지 가시화하면 중저가 아파트들의 가격 '키 맞추기'가 현실이 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더 팍팍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